“소주는 극혐, 진짜 술의 매력 찾았다”…역대급 인기라는 ‘이것’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2023. 10. 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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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위스키 수입량 2만4968t
지난해 수입량 2만7038t 추월 시간문제
역대 최대 수입한 2002년도 넘어설 듯
급성장 美위스키, 스카치 위스키에 도전장
버번 위스키 3대장으로 불리는 메이커스 마크, 버팔로 트레이스, 와일드 터키(왼쪽부터).오렌지보틀 영등포점 제공
MZ세대들에게 위스키가 크게 유행하면서 수입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풍부한 맛과 향은 물론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 가치가 위스키를 ‘힙한’ 주류의 반열로 끌어올리면서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18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스카치·버번 등 위스키 수입량은 2만4968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동안 수입량이 2만7038t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현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수입량은 2002년 기록한 역대 최대치인 2만7379t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2002년에는 강남 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가 크게 유행해 위스키 소비가 급증했다.

수입금액으로도 올해 9월까지 2억330만달러로 집계돼, 전년(2억6684만달러)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위스키 수입금액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7년으로 2억7029만달러(수입량 2만3176t)를 기록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2002년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줄어들다가 2021년 1만5661t으로 수출입무역통계가 공개된 2000년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2003년 이후 접대비 상한제 등이 시행되고 2008년 금융위기 등 불황이 계속되면서 값비싼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한 독주 대신 다양한 술의 맛과 향을 즐기는 쪽으로 술 문화가 점차 변화하면서 위스키 시장은 위축됐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위스키 시장에 반전이 일어났다. 홈술(집에서 먹는 술)·혼술(혼자서 먹는 술) 문화가 자리 잡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에서 위스키가 ‘힙한’ 주류로 인식되면서 수입량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중저가 위스키도 많이 수입됐다. 아울러 고연산 위스키 제품이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신발, 가방 등처럼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추세도 늘고 있다.

2020~2023년 위스키 수입량. 2023년은 9월까지 누적량.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제공
업계 관계자는 “SNS 영향을 많이 받는 MZ세대가 위스키를 단순히 비싼 술이 아닌 자신의 개성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주는 술로 인식함으로써 소비가 늘고 있다”면서 “여전히 친구들과 마실 때 소주·맥주를 많이 마시지만 위스키 시장이 당분간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위스키 중에서도 미국이 고향인 버번 위스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버번위스키는 주로 미국 켄터키 주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한 종류로 최소 51%의 옥수수로 만들어져야 버번위스키로 인정된다.

버본 위스키는 2020년 805t, 2021년 1167t에 이어 2022년에는 2607t으로 수입량이 불과 3년만에 3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입량은 2660t으로 이미 작년 수입량을 넘어섰다. 수입금액도 2020년 569만달러, 2021년 911만달러에 이어 2022년 1972만 달러로 급증했고 올해는 1901만 달러로 전년 수준에 육박했다.

전통적인 위스키 강자인 스카치 위스키는 여전히 수입량 1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4588t에 이어 2021년 5677t, 2022년 8999t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올해에는 7272t이 수입되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버번 위스키는 도수가 높으면서도 오히려 타격감이 좋다는 점에 MZ세대들에게 인기가 있고 스카치 위스키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위스키에 입문하는데 부담이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버번위스키 3대장으로는 와일드 터키, 메이커스 마크, 버팔로 트레이스가 손꼽힌다. 이외에도 하이볼로 주로 마시는 대중적인 짐빔, 오픈런하지 않으면 구하기 어렵다는 러셀 리저브 싱글 배럴 등 다양한 제품들이 수입 중이다.

와일드 터키는 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은 최고의 곡물로 ‘엘리게이터 차르’라는 전통 제조 방식을 고집해 일반적으로 숙성 시간이 짧은 다른 버번 위스키에 비해 최소 8년 이상 오크 통에서 숙성하는 원액을 사용한다. 특히 고도수를 자랑하는 와일드 터키의 위스키는 묵직한 나무 향과 바닐라의 달콤함, 이후 시트러스 향과 캐러멜과 꿀맛, 중간 지점에서는 곡물과 빵의 포근함은 물론 마지막 스파이시함까지 복잡하고 다양한 맛과 향이 돋보인다. 메이커스 마크는 특이한 빨간 왁스로 봉인된 병 모양으로 유명하며 부드럽고 카라멜 향이 나는 달콤한 맛이 대표적이다. 버팔로 트레이스는 균형잡힌 맛과 향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고 과일과 향신료의 미묘한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부드러운 끝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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