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강 수위, 121년 관측 사상 최저

아마존강의 물줄기 중 두번째로 긴 지류인 네그루강 수위가 관측 사상 최저점을 기록했다. 사진은 강 바닥을 드러낸 네그루강의 좌초된 선박. 연합뉴스

브라질 열대 우림 중심부의 아마존 강 수위가 관측 사상 최저점을 기록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강 인근 주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항에서 운영하는 ‘네그루강 수위 정보 온라인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네그루강 수위는 13.59ｍ로 기록됐다. 관측을 시작한 1902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다. 기존 최저 수위는 2010년 10월24일에 기록된 13.63ｍ다. 네그루강은 아마존강을 형성하는 물줄기 중 두번째로 긴 지류로 전체 길이는 약 1700㎞에 달한다. 

브라질 당국은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과 북대서양 온난화가 이번 가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 재난경보센터에 따르면 아마존 일부 지역의 7~ 9월 강우량은 1980년 이래로 가장 적었다. 3개월간 한번도 비가 내리지 않은 지역도 있다. 

관광업과 어업 등 아마존강에 생계를 의지하던 주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마나우스를 비롯한 아마조나스주 62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60곳은 가뭄에 따른 비상사태 또는 그에 준하는 경보를 내렸다. ‘폴랴지상파울루’ 등 현지 일간지는 이날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가뭄 피해를 본 주민 숫자가 4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강돌고래를 비롯한 각종 어류도 잇따라 폐사하고 있다. 

기상당국은 건기 때문에 강 수위가 앞으로 몇주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강물 높이는 하루 평균 약 13㎝씩 낮아지고 있다. 브라질 과학부 성명을 통해 “엘니뇨의 영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12월까지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