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이근호, 향후 계획은 '육아 & 지도자 준비'
[용산=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근호가 향구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그는 남은 파이널A 5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근호는 1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 최원권 감독과 함께 대구FC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근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16일 대구는 “이근호가 은퇴를 선언했다. 2023시즌을 끝으로 그는 청춘을 다 바쳤던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알렸다.
이근로는 2004년 인천유나이티드로 프로 입단 후 2007년 대구로 이적해 59경기 23골 9도움을 기록하며 태극마크를 다는 등 첫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J리그로 향했다 주빌로 이와타, 감바 오사카에서 활약했고, 2012년 울산 헌대로 둥지를 옮겨 K리그에 복귀했다.
이후 상주 상무(군복무), 엘 자이기(카타르), 존북, 제주, 강원, 울산을 거친 뒤 2021년, 13년 만에 ‘제2위 고향’ 대구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시즌 팀의 베테랑으로서 부주장직을 맡아 리더십을 보여줬고, 팀이 파이널A로 향하는 데 일조했다.
은퇴를 선언한 이근호는 이제 자신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며 "대구에서 은퇴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프로 무대 입성해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직 다섯 경기가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해 뛰고 웃으며 마무리 하겠다"고 전했다.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본 행사 전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이근호는 같은 마음이었다. 이근호는 "은퇴 결정을 6월에 결정했다. 감독님께도 말씀드렸는데 계속해서 거절했었다. 계속해서 은퇴 의사를 전달해 죄송스러웠는데 감사하게도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다"고 말했다.
이근호의 은퇴 소식을 들었던 최원권 감독은 3번이나 이근호의 은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근호에게 한 번만 더 해보자며 붙잡았지만, 결국 이근호의 생각에 함께하기로 했다.
이근호는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뛸 것을 다짐했다. 그는 "아직 다섯 경기나 남아있다. 이제 파이널A에 진입했다. 1차 목표를 이뤘는데 이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마지막까지 죽어라 뛸 거다"고 힘줘 말했다.
은퇴 후 찾아올 새로운 삶의 최우선은 ‘육아’다. 이어 지도자의 길, 방송의 길 등 다양한 방향을 고려 중이다. 그중 지도자 생각에 진심이다. 이근호는 "내년에 라이센스를 따야한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좋은 감독이 되려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야 한다. 감독님께서 대구에서 준비하면서 자격증을 따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지만 당장은 도움을 드릴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더 준비가 된 후 지도자로서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레잉코치'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이근호는 "제 생각은 코치면 코치, 선수면 선수만 해야 한다거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용래를 저격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본 행사에서는 자리에 참석한 6팀의 감독이 지도자를 준비하는 이근호를 향해 조언을 남겼다. 인천의 조성환 감독은 "우리 팀은 35세 이상 선수를 받는데 상의도 없이 은퇴를 내려 아쉽다"고 웃음을 자아낸 뒤 "제주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모든 방면에서 리더십이 있기 때문에 좋은 자질을 가진 감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감독 라이센스를 딴다면 K리그의 감독들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포항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은퇴를 생각했다면 지도자 준비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선수로서 많은 지도자를 만나 스스로 정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기 스타일 있을 것이나 한 가지에만 너무 고집하지 말고 많은 조언을 귀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나처럼만 안하면 된다"고 웃은 뒤 "본인 색깔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캐릭터가 확실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 지도자가 될지, 예능을 나갈지는 모른다"며 농담을 던진 뒤 "그동안 많은 지도자에게 배웠을 것이다. 선수 생활이 끝나면 머리 속에 남는 지도 방식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자신이 선수를 하며 느낀 영감까지 두 가지를 합쳐 코치 공부를 하다보면 스스로 색깔을 찾아갈 것이다"고 말을 건넸다.
마지막으로 소속팀 최원권 감독은 "(이)근호에게 조언을 하는 것 자체가 좀 그렇다. 운동장에서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다. 운동장 내에서 감독 역할을 하는 선수다"며 "언제든 함께할 생각이 있다. 5경기 남았는데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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