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수출 신화가 무너졌다' 한국시리즈 경험까지 떠올린 에이스 분패... PHI, ARI 10-0 대파! 'WS까지 -2승' [NLCS2 리뷰]

김우종 기자 2023. 10. 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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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켈리(왼쪽)가 3회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켈리가 6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켈리. /AFPBBNews=뉴스1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포스트시즌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무대에서 홈런 3방을 내주며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10-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날(17일) 열린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던 필라델피아는 안방에서 2연승에 성공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제 필라델피아는 남은 5경기 중 2승만 추가하면 대망의 월드시리즈 무대에 진출한다. 반면 애리조나는 오는 20일 오전 6시 7분 안방인 체이스 필드에서 열리는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반드시 반전을 노려야 한다. 만약 3차전까지 내줄 경우, 사실상 벼랑 끝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날 애리조나가 선발로 앞세운 투수는 'KBO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 켈리였다. 애리조나는 전날 펼쳐진 1차전에서 에이스 잭 갤런을 투입하고도 패했기에, 이날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3차전에는 루키 브랜든 팟이 선발 등판하고, 4차전은 불펜 데이가 예상되는 상황. 그렇지만 무너지고 말았다. 5⅔이닝 동안 3개의 안타를 허용했는데, 그것이 하필 모두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결국 7탈삼진 4실점(4자책)을 마크하며 89개의 투구 수와 함께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켈리가 1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켈리. /AFPBBNews=뉴스1
켈리는 지난 201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전신)에 입단하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던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다.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251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은 뒤 3년 만에 트리플A 무대를 밟았다. 이어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대되며 빅리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듯했으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5년 27세의 나이에 한국으로 향한 뒤 KBO 리그에서 2018년까지 4시즌 동안 119경기에 등판해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뒀다. 매 시즌 꾸준하게 에이스로 활약했다.

입단 첫해인 2015시즌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활약한 뒤 이듬해인 2016시즌에는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찍었다. 이어 2017시즌에는 16승 7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2018시즌에는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로 한국 생활을 마감했다. KBO 리그에서 총 729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749피안타(65피홈런) 206볼넷 641탈삼진 341실점(313자책점)을 기록했다. 2017시즌에는 탈삼진 189개를 뽑아내며 탈삼진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뒤 한국 생활을 마감하고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2019시즌에 앞서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한화 약 196억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 4선발 정도의 활약을 펼칠 거라 예상됐으나, 유일한 풀타임 활약 속에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해냈다. 결국 애리조나 구단은 2년이라는 구단 옵션을 실행한 뒤 2022시즌에 앞서 2023시즌부터 적용되는 2년 1800만 달러(약 243억원)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에는 30경기에서 177⅔이닝을 던지면서,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앞서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라는 좋은 성적을 낸 켈리는 애리조나를 챔피언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그는 이번 2차전을 앞두고 애리조나 지역지 애리조나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모든 것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이 내게 젊음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매 경기 집중하고, 잘하는 것을 해내야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또 2018년 한국시리즈 등판 경험을 떠올리며 "한국 팬들은 미국 팬들과 다른 응원전을 펼쳤다. 타자들마다 각각 다른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면 약 3만 명의 팬들 중 1만 5000명이 타자 응원가를 부른다"고 했다.

경기 전 켈리(왼쪽)의 모습. /AFPBBNews=뉴스1
경기 전 웃고 있는 켈리. /AFPBBNews=뉴스1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vs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 라인업 (NLCS 2차전)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카일 슈와버(지명타자)-트레이 터너(유격수)-브라이스 하퍼(1루수)-알렉 봄(3루수)-브라이슨 스탓(2루수)-J.T. 리얼무토(포수)-닉 카스테야노스(우익수)-브랜든 마쉬(좌익수)-요한 로하스(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올 시즌 12승 9패 평균자책점 4.46을 마크했던 애런 놀라였다.

이에 맞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코빈 캐롤(우익수)-케텔 마르테(2루수)-토미 팜(지명타자)-크리스티안 워커(1루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루어데스 구리엘(좌익수)-알렉 토마스(중견수)-에반 롱고리아(3루수)-제랄도 페르도모(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역투하는 켈리. /AFPBBNews=뉴스1
켈리는 1회말 선두타자 슈와버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좋은 출발을 했으나, 다음 타자 터너에게 2구째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4만5412명의 관중이 입장해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그리고 터너의 홈런이 터지자 경기장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계속해서 하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으나, 봄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후속 스탓 타석 때 1루 주자 하퍼의 도루를 저지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회를 삼자 범퇴로 잘 넘긴 뒤 3회에도 2아웃까지 잘 잡았으나, 슈와버에게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점수는 2-0이 됐다. 4회를 삼자 범퇴로 잘 넘긴 뒤 5회엔 카스테야노스와 마쉬, 로하스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팀 타선이 계속 침묵하며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가운데, 켈리는 6회말 선두타자 슈와버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내주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어 터너에게 볼넷을 내준 그는 하퍼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봄을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결국 여기까지였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공을 넘겨받았고, 조 맽티플리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맨티플리가 스탓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J.T. 리얼무토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며 켈리의 자책점은 4점으로 증가했다. 계속해서 애리조나는 카스테야노스를 자동 고의4구로 걸렀지만, 마쉬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점수는 6-0까지 벌어졌다.

켈리가 6회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슈와버가 3회 홈런을 친 뒤 시티즌스 뱅크 파크의 모습. /AFPBBNews=뉴스1
켈리(가운데)가 6회 강판되자 필라델피아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필라델피아-애리조나 경기 도중 난입한 팬(가운데)의 모습. /AFPBBNews=뉴스1
경기 중 난입한 팬이 보안요원들의 제지 속에 밖으로 끌려나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결국 애리조나는 6회와 마찬가지로 7회 4점을 추가하는 빅이닝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슈와버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하퍼의 우전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봄이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8-0이 됐다. 계속해서 스탓의 내야 안타 이후 리얼무토의 좌중간 적시타와 카스테야노스의 좌익수 희생타를 묶어 10-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애리조나는 7회초 삼자 범퇴로 물러난 뒤 8회 선두타자 롱고리아가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후속 세 타자가 범타에 그쳤다. 9회에는 1사 후 워커가 안타를 치긴 했으나, 모레노와 구리엘이 연속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애리조나는 상대 선발 놀라의 6이닝(총 82구) 3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눌리는 등 산발 4안타에 그치며 패배를 떠안고 말았다. 놀라는 1회초 선두타자 캐롤에게 유격수 실책으로 진루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3회까지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 마르테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2사 후 모레노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5회도 삼자 범퇴. 6회 1사 후 마르테에게 우전 2루타를 내줬으나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11안타 3홈런을 합작한 필라델피아 타선에서는 슈와버가 3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며, 스탓이 4타수 2안타 2득점, 리얼무토가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각각 맹활약했다.

필라델피아 홈 팬들의 모습. /AFPBBNews=뉴스1
1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의 모습. /AFPBBNews=뉴스1
18일(한국시간) 승리 후 기뻐하는 필라델피아 선수들. /AFPBBNews=뉴스1
18일(한국시간) 승리 후 기뻐하는 필라델피아 선수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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