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명이 괜히 그냥 쉴까.. 대졸 취업자 5명 중 1명 “자영업 종사” 전공은 “글쎄”
도·소매업 등 종사.. 문과·예술
비중 높아 “고학력 일자리 부족”
올 상반기 대졸 취업자 5명 중 1명이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10년 넘게 이같은 비율이 이어지는 상황으로, 70%를 웃도는 대학진학률을 감안한다면 경제 여건상 고학력자 수용에 걸맞는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8월만 해도 ‘그냥 쉬는’ 15~29세 청년층이 40만 명을 넘어서는데다, 30.40대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에 육박하는 현실 여건을 감안할 때 보다 실질적인 고용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 전체 4명 중 1명 ‘자영업’.. “대졸자 20% 상당”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취업자 2,843만2,000명 가운데 도·소매업 취업자가 328만 명(11.5%), 음식·숙박업 취업자가 228만 2,000명(8.0%), 운수·창고업 취업자는 163만 8,000명(5.8%)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업종은 편의점이나 식당 등을 포함한 자영업 분야로 취약한 여건의 업체 운영자만 아니라 종업원도 관련 취업자에 포함됩니다. 전체 세 업종 종사자를 합하면 25.3% 수준으로, 2014년 상반기(28.2%)와 비슷해, 전체 취업자 4명 중 1명은 자영업에 종사하는 상황이 10년 정도 지속돼 왔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교육 수준에 따라 비중이 다소 달랐지만 ‘대졸자’ 상당수가 자영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육 정도에 따른 산업별 종사자 현황을 봤을 때 올 상반기 대졸 취업자 1,447만 4,000명 중 도·소매업(11.2%), 음식·숙박업(4.0%), 운수·창고업(5.2%) 취업자 비율이 20.4%(295만 7,000명)에 달했습니다.
업종을 더 분류하면 대졸자 가운데 6.2%가 소매업(자동차 제외)에 종사했고 4.6%가 음식점·주점에 취업했습니다. 고졸 이하 취업자 중에서 일하는 비중(9.4%, 19.4)보다 낮지만, 대졸 취업자 종사 산업 중에선 각 세 번째, 다섯 번째 높은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는 교육서비스업으로 10.9%를 차지했고 두 번째가 보건업(6.5%), 네 번째는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5.6%)입니다.
졸업자 전공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대졸 취업자 전공별로 경영 전공 취업자 가운데 14.9%, 예술을 전공 14.6%가 도·소매업에서 종사했습니다. 다음 서비스(13.3%), 인문(13.0%), 정보(12.7%), 사회(12.7%), 농업(11.5%), 보건(9.0%) 전공 역시도 도·소매업 취업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같은 상황들을 감안할 때 실제 전공과는 무관한 취업 비율이 두드러지는 실정이라, 일자리 내실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고용 호조세?.. “청년층은 부진”
물론 청년 인구 감소 등을 감안해 취업률을 따지면 오히려 늘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 8월까지 20대 취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9만 1,000명 줄었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인구 감소(19만 2,000명) 때문이라며, 이에 따른 취업자 수 감소분이 9만 9,000명이라 추정하면서, 오히려 KDI는 인구 요인을 제외하면 8,000명의 취업자가 늘었다면서 고용률을 근거로 제시합니다.
20대 후반 고용률이 지난해 1월 70.5% 기록한 후 지난 1월에 71.3%로 같은 달 기준 21개월째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5월 고용률이 73.8%까지 올라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최근 청년층 취업자 수가 감소하더라도 고용 시장은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 고용률이 좋아졌을 뿐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6.5%로 1년 전보다 오히려 0.1%포인트(p) 하락한데다, 8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했지만, 취업자 수가 아닌 인구를 반영한 고용률을 기준으로 해도 전체 연령대 중 청년층만 부진한 상황입니다.
■ 취업시장 진입 청년 감소.. “그냥 쉬었다” 지속
또 실업률(2.3%)은 9월 기준 역대 최저(1999년 6월 이후)를 기록해 견조한 고용 흐름이 지속되는 것으로 평가했지만, 이 역시도 고용 상황 개선보다 취업 의지를 가지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 수 감소 영향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이 대두됩니다.
더구나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쉬었다’고 답한 15~29세 청년층이 40만 4,000명으로 7월(40만 2,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40만 명을 넘었고 5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5~29세 청년층과 30~40대를 합쳐 사실상 취업포기자가 96만 8,000명으로 100만 명에 육박하는 실정인데, 매년 8월 기준 100만 명을 넘은 건 코로나19 때인 2020년과 2021년 뿐으로 나타날 만큼 고용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제조업 취업 9개월째 줄어.. ‘일자리 내실화’ 촉구
또 양질의 일자리의 대명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9개월째 내리막에, 감소 폭도 다섯달 만에 가장 컸습니다.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생산 감소가 계속되고 수출도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탓인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등에 따른 유가 변동과 같은 악재가 반영되기 전의 상황이라, 앞으로 더 악화될 우려가 큽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취업 시장에서 경력이나 수시 채용 선호도가 높아 취업 준비보다는 대기하는 수요가 늘어난데서 원인을 찾고,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다리면서 구직활동 없이 쉬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대기업 신규 채용 감소 등 여파로 인해 청·장년 고용회복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도 있다”면서 “저성장에 빠진 경제 취약성과 개선 필요성과 함께 일자리 내실화가 뒤따라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당국은 유가 변동 폭 확대와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고용 위험(리스크) 요인을 상시 예의주시하고 고용 호조세 지속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TF)'을 중심으로 고용동향을 지속 점검하는 한편, 고용 호조세 지속을 위해 민간 중심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 등을 지속할 것으로 기획재정부도 전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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