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90만 원에도 대기 줄 섰다'... 신개념 대학가 기숙사 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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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찾아간 서울 신촌역 근처 한 임대형 기숙사.
올해 2월 문을 연 16층짜리 건물로 한 전문업체(MGRV)가 운영 중이다.
신촌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15층 라운지엔 책을 보거나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회사 관계자는 "MZ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지만 동시에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연결하며 소통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운영업체가 관리해 보안이 철저하고 전세사기 위험도 없어 입주민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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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가·업무지구 등 공급 확산
업계 "새 주거 형태 자리매김 기대"
최근 찾아간 서울 신촌역 근처 한 임대형 기숙사. 올해 2월 문을 연 16층짜리 건물로 한 전문업체(MGRV)가 운영 중이다. 건물 용도가 '임대형 기숙사(이하 코리빙·co living)'라 붉은 벽돌로 지어진 대학 시절 기숙사를 떠올렸지만 완전히 달랐다.
건물 외관이나 내부 시설은 마치 고급 호텔을 연상케 했다. 총 165실 규모로 현재 공실이 거의 없어 신청자는 원하는 방이 빌 때까지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다. 바로 인근에는 SK 계열사인 SK D&D의 코리빙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 신촌 1호점에 이은 2호점 공사다.
외국 시트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코리빙 시설이 국내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유명 투자기관의 코리빙 투자가 잇따를 만큼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기존의 대표 수익형 부동산인 원룸·오피스텔과는 다른 차별점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티룸·헬스장까지 갖춘 임대주택
코리빙을 우리말로 옮기면 공유주택이다. 개인 주거 공간을 제외한 부엌,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와 개념이 비슷하지만 코리빙은 셰어하우스보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훨씬 많다.
셰어하우스는 단순히 넓은 아파트에 여러 명이 함께 살며 주방, 거실 정도만 공유하는 수준이라면 코리빙은 라운지, 파티룸, 스터디실, 회의룸, 영화관, 운동실 등 훨씬 더 많은 공용 공간을 배치해 실제 1인이 이용하는 면적이 더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기자가 찾아간 코리빙은 16개 층 가운데 8개 층에 공용 공간이 배치돼 있다. 이 중 6개 층은 2개 층을 하나로 합쳐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신촌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15층 라운지엔 책을 보거나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매달 다양한 입주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연초 건축법 개정으로 임대형 기숙사 용도가 신설된 덕분에 획일적인 원룸형 주거 형태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주거 공간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곳은 1인실, 3인실로 구성돼 있다. 1인실은 전용면적 14㎡ 규모로 단독 화장실과 주방을 갖추고 있고, 3인실은 개별 방에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구조다. 면적은 작아도 통창으로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게 설계돼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 원에 1인실 월세 96만 원, 3인실은 69만 원 수준이다. 인근보다 10~20%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대기자 명단이 생길 만큼 인기다. 회사 관계자는 "MZ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지만 동시에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연결하며 소통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운영업체가 관리해 보안이 철저하고 전세사기 위험도 없어 입주민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코리빙 새로운 주거 형태 될까
기존 1인 가구의 대표 주거시설인 원룸, 오피스텔, 고시원 등은 월세는 비싸도 공용 공간이랄 게 없어 주거 만족도가 낮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코리빙이 새로운 주거형태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기대가 크다. 지금은 대학생, 직장인을 겨냥한 코리빙이 대세지만 앞으로 시니어 가구처럼 특정 계층을 위한 코리빙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의 코리빙 공급 규모는 7,000실 정도로 추산된다. 대학가와 용산, 강남 같은 업무지구 중심으로 코리빙 공급이 느는 추세며 앞으로 지방으로도 확산할 전망이다. 최근엔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비롯한 투자기관 등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코리빙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다만 업계에선 공급 확대를 위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리빙 특성상 전문성과 자본력을 갖춘 회사여야 안전하다"며 "어느 정도 문턱을 둬야 코리빙의 서비스 질이 낮아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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