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회계법인, 기업 감사 보수 인상 최소화하기로

금감원, 4대 회계법인과 ‘감사업무 관행 개선 방안’ 마련

삼일,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 안진 등 4대 회계법인이 감사 위험이 많이 증가하지 않으면 보수 인상을 최소화한다. 4대 회계법인은 감사 계약과 감사 과정에서 기업에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내부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4대 회계법인과 기업들의 어려움을 야기하는 6대 감사 계약·업무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감사업무 관행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18일 밝혔다.

조선DB

금감원에 따르면 4대 회계법인의 최근 2년간 감사 계약 과정을 점검한 결과 보수와 관련한 구체적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기업별로 시간당임률(감사 비용/감사 시간)의 편차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회계법인은 앞으로 공인회계사 직급별 감사 시간과 시간당임률 정보를 제공하고, 일관성 있는 감사 보수 책정을 위한 내부 기준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감사 계약 때 환급 규정을 기업에 자세히 설명하고, 예상보다 감사 시간이 줄어들면 적극적으로 환급하기로 했다.

실비변상적 비용(부대비용)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출장비, 인쇄·복사비, 통신비 등 부대비용 세부 명세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기업들의 의견에 따라 4대 회계법인은 부대비용을 청구할 때 의무적으로 명세서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 성격이 불명확한 부대비용은 청구하지 않는다. 회계법인 내부적으로도 부대비용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를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불합리한 외부 평가 관행도 바로잡는다. 일부 기업들은 회계법인이 별다른 이유 없이 관계회사 보유 자산에 대한 외부 평가나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 등을 요구하고, 친분이 있는 특정 기관의 선임을 유도한다고 주장해 왔다. 4대 회계법인은 앞으로 외부 평가 등을 요구할 때 필요성을 기업에 설명하고 감사조서에 문서화하기로 했다. 더불어 외부 평가기관 선정 때 특정 기관을 권유하는 방식은 자제하고, 외부 평가를 다시 요구하거나 포렌식을 요구할 때 회계법인 내 품질관리실과 미리 논의한다.

4대 회계법인은 보수가 올랐는데 수습 회계사 투입을 늘려 수준 높은 감사를 받지 못한다는 기업의 불만을 반영해 중요 계정과목(매출, 매출원가 등)에 저연차 회계사 배정을 제한하기로 했다. 특정 기업에 수습 회계사가 편중되지 않도록 주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관행 개선 과정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했다. 장석일 금감원 전문심의위원회는 “회계법인이 외부 감사는 엄정하게 진행하되, 사회적 역할에 걸맞게 감사 계약과 업무 과정에서 기업에 더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4대 회계법인이 모범 사례가 돼 업계 전체의 선순환을 유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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