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치원이 ‘老치원’으로···10년새 194곳이 바뀌었다[국감2023]
재가시설 105곳·입소시설 89곳 형태
2030년까지 주·야간보호기관 3100곳
입소시설은 1600곳 추가로 필요할 듯
출생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가 어린이집·유치원을 장기요양기관으로 바꾸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요양원 등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가 10년새 200곳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전환 사례가 많았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을 보면,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10년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는 194건이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장기요양기관 전환에는 갈수록 속도가 붙고 있다. 연도별로 전환 사례를 살펴보면 전환사례 비율이 가장 높은 해는 지난해(50건)로 전체 전환 사례의 26.0%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높은 올해는 9월 말 기준 전환사례가 34건(17.7%)으로 이미 2020년(32건)과 2021년(33건)을 뛰어넘었다.
전환된 장기요양기관의 형태는 주야간보호·방문요양센터와 같은 재가시설이 105곳, 요양원과 같은 입소시설이 89곳이었다. 하나의 어린이집·유치원이 2개의 요양기관을 병설한 사례도 있었다.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된 시설은 전국 곳곳에 있다. 시도별로 보면 전환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36곳)였고, 이어 경상남도(25곳), 충청남도(20곳) 순이었다. 광주(17곳)와 인천(15곳), 대전(9곳) 등 광역시도 전환 사례가 많은 편이었다.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도 있었다. 김 의원이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충북 충주의 한 산후조리원이 요양원으로 전환했고, 전북 정읍에서는 올해 8월 같은 사례가 나왔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고령화가 지속할 시 2030년까지 주·야간보호기관 약 3100곳, 입소시설 약 1600곳 등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시도별 전체 요양시설 6150곳 중 공립시설은 112곳으로 1.8%에 불과했다.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민간의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공공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출생아동이 급감하고 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장기적으로 유치원 폐업과 노인돌봄시설 수요를 조사해 적정규모의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어린이집 등의 노인 돌봄시설 전환 시 시설의 공공화를 추진하는 한편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과 시설장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지원 등을 통해 돌봄서비스의 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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