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자'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목걸이…쇼 미 더 '망한 과제'

KAIST 실패주간

KAIST 실패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학생들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망한 과제 자랑대회'를 개최한다. 

KAIST는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2주간 '실패주간'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KAIST 실패연구소가 '실패'를 주제 삼아 처음 시도하는 행사로 다양한 전시, 강연 프로그램이 열린다.

행사 시작일인 23일에는 대전 본원 창의학습관 1층 로비에서 '일상에서 포착한 실패의 순간들' 사진전이 열린다. 일·성장·생활·회복력 등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일상에서 실패를 느낀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 당시의 생각을 기록한 메모를 함께 전시한다.

사진전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지난 6월 실패연구소가 진행한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됐다. 사진을 매개로 연구 참여자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표현하게 하고 이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방법인 ‘포토보이스(photo voice)’를 적용한 연구다. KAIST 재학생 31명이 참여해 실패의 특성을 규명하고 건강한 개입 방안을 모색했다.

'일상에서 포착한 실패의 순간들' 사진전에 전시된 작품. KAIST 제공

내달 1일에는 학생들이 직접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으로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실패학회: 망한 과제 자랑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재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학업 과제뿐 아니라 연애, 진로 등 인생의 과제에서 실패한 경험담을 발표한다.

청중 현장 투표 기준 최다 득표자에겐 '인기상'이, 가장 마음 아픈 실패 경험 발표자에게는 '마상'이, 가장 응원하고 싶은 발표자에게는 '떡상'이 주어진다. 자신의 실패담을 가장 흥미롭게 풀어낸 발표자는 '연구대상'이 된다.

이어 11월 3일엔 리사 손 미국 콜롬비아대 버나드컬리지 심리학과 교수와 김수안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가 'KAIST 실패 세미나'를 연다. 다양한 분야를 이끄는 리더의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는 실패강연 시리즈로 올해 4회 째다. 

조성호 KASIT 실패연구소 소장은 "성취와 성공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KAIST 학생들의 일상과 인생 여정에도 실패와 역경은 반드시 존재하며, 그 속에서 함께 배울만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일상에서 포착한 실패의 순간들' 사진전에 전시된 작품. KAIST 제공

KAIST 실패 주간 포스터. KAIST 제공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