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젠, 홍콩계 사모펀드 엑셀시아 공동경영 윤곽…배경은

박미리 기자 2023. 10. 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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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내이사 일부 물러나기로

액체생검 전문기업 싸이토젠이 홍콩계 사모펀드 엑셀시아캐피탈(엑셀시아)과 본격적인 공동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엑셀시아 인사들이 대거 합류를 예고했다. 싸이토젠 등기임원 구성도 엑셀시아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싸이토젠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엑셀시아 관계자들을 기타비상무이사(등기임원)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엑셀시아캐피탈코리아의 민승기 대표, 유기홍 전무, 송한상 부장, 김종석 차장이 그 대상이다. 아울러 싸이토젠은 이날 주총에서 채광석 전 GLK인터내셔널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안건도 부의할 계획이다.

싸이토젠과 엑셀시아 간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안건이다. 엑셀시아는 지난달 싸이토젠에 700억원을 투자한 홍콩계 사모펀드다. 당시 4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300억원 규모 CB(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싸이토젠 경영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기타비상무이사 형태로 싸이토젠 경영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상법에선 등기임원을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구분하는데 이 가운데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법으로 정해진 자격 제한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안건이 통과되면 싸이토젠의 기존 등기임원 구성에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현재 싸이토젠은 정관상 이사(등기임원)의 수를 7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병희 대표를 포함해 5명의 사내이사, 2명의 사외이사를 뒀다. 엑셀시아 인사들이 이사진에 합류하려면 정관상 이사의 수를 늘리거나, 기존 이사진 일부가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다.

싸이토젠이 이번 주총에 이사의 수를 9명으로 늘리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도 부의한 이유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 경영진과 엑셀시아 인사들을 모두 포용할 수는 없는 수치다. 상장사로서 사외이사 수는 정해진 기준(이사진의 3분의1 이상)이 있는 만큼,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기존 싸이토젠 사내이사 5명 가운데 3명이 물러날 예정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싸이토젠 사내이사 2명, 엑셀시아 기타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체제가 예상된다. 전 대표는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데 대한 의아함을 제기하기도 한다. 상근하는 사내이사보다 기타비상무이사의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기타비상무이사는 실제 일을 하거나 상근하지 않아 제한적인 업무 참여를 보여준다"며 "펀드에서는 경영권 인수가 아닌 이상 투자회사에 이름을 이 정도로 많이 걸지 않는다. 흔한 경우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도 "작년 말 기준으로 기타비상무이사를 4명 이상 선임한 상장사는 코스피 4곳, 코스닥 7곳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법률적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기타비상무이사를 많이 두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보니 전문성 약화 등 경영상 우려를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대신 엑셀시아와 공동경영을 통해 보다 속도감 있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본업인 액체생검 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아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매출 확보에 용이한 신사업도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말 미국 텍사스 소재의 클리아랩(엑스퍼톡스)을 인수하는 등 최근 성장 먹거리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다.

아울러 엑셀시아 투자를 받으면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었다. 싸이토젠은 최근 3년간 매출은 한 자릿수에 그친 반면 손실이 계속 확대됐다. 2020년 50억900만원, 2021년 133억2200만원, 2022년 186억9100만원 순이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엑스퍼톡스 인수 효과가 더해지면서 크게 뛰었지만, 순손실 기조를 이어갔다. 순손실이 쌓이면서 자기자본은 점차 줄었고, 싸이토젠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율은 작년 330.46%까지 뛰었다.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하나다. 최근 사업연도를 포함해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 싸이토젠은 2018년 기술특례기업으로 상장해 해당 기준을 판단하는 기간이 작년부터 시작됐다.(2022~2024년) 즉 자기자본 확충이 시급했던 상황이었으나, 엑셀시아 투자를 받으면서 이 비율을 50% 미만으로 낮췄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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