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견제구 날린 시진핑 “타인의 발전 위협으로 보면 발전 못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 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대중 공급망 제외 노력 등 각종 제재를 겨냥한 견제구를 날렸다.

시 주석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다른 사람의 발전을 위협으로 보고, 경제적 상호 의존을 리스크로 보면 자신의 삶을 개선하거나 더 빨리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고,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의 ‘패권 추구’가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공동 번영’의 현대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을 생각하는 현대화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각국과 함께 현대화를 실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 경제와 관련해 “제조업 영역의 외국인 투자 허가 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국유기업과 디지털 경제,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분야의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나 시 주석은 “더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투자보호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며 “향후 5년(2024∼2028년) 중국의 상품 무역액과 서비스 무역액은 각각 32조달러(약 4경3176조원)와 5조달러(약 675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올해 10주년을 맞는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선 “협력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아프리카와 남미로 뻗어나갔고, 150여개 국가와 30여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협력 문건에 서명했다”며 일대일로 협력이 ‘큰 그림’에서 ‘세밀한 그림’ 단계로 진입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3500억위안(약 64조원)의 융자 창구를 개설하고 실크로드기금은 800억위안(약 15조원)을 증자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중국-유럽 간 정기 열차를 더 발전시키고 카스피해 국제 운수 회랑과 새로운 유라시아 물류 채널, 육상·해상·항공 실크로드 건설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향후 5년간 일대일로 참여국과 함께 만드는 과학 실험실을 100곳으로 늘리고, 각국 청년 과학자가 중국에서 단기 근무를 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시 주석의 취임 6개월째인 지난 2013년 9월에 처음 발표된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 서부-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 남부-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가 양대 축으로,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이다.

특히나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하는만큼 상당수를 ‘채무의 덫’에 빠뜨렸다는 비판 역시 꾸준히 받아왔다. 최근에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바탕으로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고 견제에 나서면서 일대일로 사업의 동력이 약해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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