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3기’ 손아섭, 드디어 따낸 타격왕 타이틀…‘신흥장사’ 노시환 탄생+리그 주름잡은 페디는 트리플크라운

NC 손아섭. NC 다이노스 제공

2전3기. NC 손아섭(35)이 드디어 타격왕을 차지했다.

2023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 등을 기록하며 타율 1위, 안타 1위를 기록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안타 1위는 2012년, 2013년, 2017년에 이어 개인 네 번째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NC 에릭 페디. 정지윤 선임기자

손아섭에게 그 무엇보다 더 큰 의미를 가져온 건 타격왕이다.

앞서 두 차례나 눈 앞에서 아쉽게 타격 1위를 놓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아섭은 2013년 처음으로 이 부문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LG에서 현역으로 뛰던 이병규(현 삼성코치)와 3리 차이인 0.345로 2위에 머물렀다.

아쉬움이 컸던 손아섭은 당시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이병규 선배님, 고맙습니다”라며 에둘러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이 때 손아섭은 ‘기회는 눈 앞에 왔을 때 잡아야한다’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기회를 바로 거머쥐지 못했다. 2020년 타율 0.352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번엔 2리 차이로 KIA 최형우(0.354)에게 밀렸다.

올시즌 세번째 도전을 하면서 손아섭은 말을 되도록 아꼈다. 그는 “정규시즌 5경기를 남겼을 때 말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묵묵히 안타를 친 손아섭은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타격왕을 확정지었다.

또한 NC가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하면서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손아섭도 이적 후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쁨도 누리게 됐다.

이밖에 타격에서는 ‘신흥장사’ 노시환(한화·23)이 맹활약했다.

노시환은 31홈런, 101타점으로 거포의 상징인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생애 처음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한 1997년 만 21세에 32홈런, 114타점을 올린 이승엽 두산 감독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타자로도 기록됐다.

노시환과 끝까지 경쟁을 했던 SSG 최정은 홈런 29개로 이 부문은 노시환에게 밀렸지만, 장타율 1위(0.548)는 지켰다. 최정이 장타율 1위에 오른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최정은 지난 9월6일 1356득점째를 올려 역시 이 부문 통산 1위 새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밖에 LG 홍창기가 출루율(0.444), 득점(109개) 2개 부분 1위에 올랐고 정수빈(두산)은 도루왕(39개)에 오르며, 첫 개인 타이틀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투수 부문에서는 NC 외인 투수 에릭 페디가 지배했다.

페디는 올시즌 30경기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 2.00, 209탈삼진으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을 석권하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해태 선동열(1986, 1989, 1990, 1991년), 한화 류현진(2006년), KIA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4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다.

또한 1983년 삼미 장명부(30승·탈삼진 220개), 1984년 롯데 고 최동원(27승·탈삼진 223개), 1985년 삼성 김시진(25승·탈삼진 201개),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탈삼진 214개) 등 전설적인 투수들만 달성한 20승·2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이밖에 SSG 마무리 서진용은 42세이브로 처음으로 타이틀을 따냈고, KT 박영현은 32홀드로 생애 첫 홀드왕을 차지했다. 6월 다시 돌아온 KT 윌리엄 쿠에바스는 패전 없이 12승을 거두며 승률 1위(1.000)에 올랐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