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과도한 예금 경쟁 방지…LCR 규제 정상화 내년 하반기로

김유진 기자 2023. 10. 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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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규제의 정상화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룬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처럼 금융권의 자금 확보를 위한 경쟁적인 예금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수준을 내년 6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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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풀어
올 4분기 만기 도래 자금 규모 커
김소영 부위원장 “과도한 외형 경쟁 자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현재 금융시장 상황과 향후 위험요인,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금융위원회 제공

금융 당국이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규제의 정상화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룬다. 또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풀어 은행이 필요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 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협회 등과 함께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금융시장 상황과 향후 위험요인,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처럼 금융권의 자금 확보를 위한 경쟁적인 예금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수준을 내년 6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뜻한다. LCR 규제 비율은 현행 95%다.

금융 당국은 당초에는 내년 초 100%로 정상화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계획대로 올해 말 LCR 규제 비율을 상향할 경우 규제 비율 준수를 위한 자금 수요로 인해 은행채 발행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정기예금 유치 등 수신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정상화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최종적인 정상화 개시 여부는 내년 2분기 중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 당국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발행을 제한했던 은행채를 각 은행의 여건에 따라 유연화하기로 했다. 단,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이 과도하게 증가해 회사채 발행을 구축하는 등 채권시장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규모와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가야 한다.

이날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는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안은 퇴직연금(DB형)에 대해서는 연말(12월) 납입 집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권·공공기관·대기업의 부담금 분납과 만기 다변화를 적극 유도하고, 공정경쟁을 위한 금리공시체계 정비 등을 골자로 한다.

금융 당국은 퇴직연금 시장의 급격한 자금 이동과 지나친 고금리 상품 제시 등 경쟁 질서를 왜곡하는 행위로 인해 시장 교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시장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금년에는 금융시장 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도 “지난해 4분기 저축성 예수금 증가 등으로 올해 4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가지고 자금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규제 유연화 조치들이 금융회사의 자산·외형확대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라며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이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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