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병원 공격, 이슬람권 분노 최고조…확전 가능성 커져

조문객들이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알 알리 아랍 병원 공습으로 칸 유니스 병원으로 옮겨진 시신을 바라보며 철문을 꽉 쥐고 있다. 2023.10.1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을 공격해 사망자가 500명 이상 발생하자 전 아랍권에 반이스라엘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으며, 이번에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는 이란 외무장관이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밝히는 등 중동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병원 폭격으로 5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레스타인은 물론 중동 전역에서 이슬라엘 규탄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팔레스타인 시민 수백명은 이날 폭격 직후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에서 비인도적 이스라엘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17일(현지시간)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에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10.1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도 시민 수백 명이 모여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들 국가뿐만 아니라 이집트 카이로, 예멘 타이즈, 모로코 라바트 등 이슬람권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발생했다.

특히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날을 ‘분노의 날’로 선언했다.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레바논 시민 수백 명은 서방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이유로 베이루트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대사관 정문에 돌을 던졌다.

◇ 이란 외무장관 “타임 이스 오버” : 이뿐 아니라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 외무장관이 "타임 이스 오버(Time is over)"를 선언하며 전 세계인을 상대로 이스라엘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내 알 알리 아랍 병원에서 1000여 명의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폭격이 벌어졌다"고 규탄했다.

그는 공격 배후로 시온주의(유대인 민족주의) 정권을 지목한 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보다 더 증오스러운 가짜 정권에 맞서 전 인류가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에 대해 참을 만큼 참았다는 뜻에서 "타임 이스 오버(Time is Over)"라고 적었다.

◇ 국제 인권단체도 일제히 유감 표명 : 국제 인권단체의 비판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크게 났다"며 "매우 이례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한 뒤 “병원 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7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알 알리 아랍 병원에 대한 폭격이 발생, 최소 500명이 숨졌다.

17일(현지시간) 이슬라엘이 가자 지구의 알 알리 병원을 공습, 최소 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 환자가 쇄도하자 인근 시파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를 병원 바닥에서 치료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오히려 이슬라믹 지하드의 오발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곧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향후 중동 전쟁 양상에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유가 2%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출렁 : 중동전쟁 확산 가능성이 커지자 국제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18일 아시아 거래에서 2% 넘게 뛰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2.01% 뛴 배럴당 88.40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1.8% 급등한 배럴당 91.49달러에 거래됐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