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사망한 병원 폭격 누가 했나...로켓 발사·폭발 영상속 진실
하마스 “이스라엘 열추적 미사일 떨어져”
17일 밤 가자 지구 북쪽에 위치한 알-알리 병원에 로켓이 떨어져 수백 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을 관장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집단 하마스 산하 보건부는 이 폭격으로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발표했고, 나중에 AFP 통신은 사망자 수를 200~300명으로 수정해 보도했다.
이 참사가 발생하자, 요르단과 사우디 아라비아, 터키 등은 일제히 이를 이스라엘군의 “전쟁 범죄”로 규탄했다.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의 해결을 위해 18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의 정상 회의도 마지막 순간에 취소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만 만난다. 그러나 이 병원을 폭격한 주체가 누구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이스라엘 ”폭격 시점에서 군 작전했지만, 파괴 현장과 우리 무기는 불일치”
이스라엘방위군(IDF) 측은 가자(Gaza) 내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집단인 이슬라믹지하드(Islamic Jihad)가 잘못 쏜 로켓이 병원에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IDF의 작전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가자(Gaza)의 테러범들이 발사한 일련의 로켓이 알-알리 병원이 피격됐던 시점에 병원에서 매우 근접한 곳을 지나고 있었다”며 “우리의 여러 정보 소스에 따르면, 이슬라믹지하드가 쏜 미사일이 가자의 병원에 맞았다”고 발표했다.
하가리 소장은 “우리 군의 드론 촬영을 보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가 쏜 로켓이 병원 주차장에 떨어졌다”며 “그 무렵 이스라엘 공군이 그 지역에서 작전을 했지만, 병원 폭격 현장 영상이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무기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가자의 테러집단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로켓을 발사했고, 이 중 약 450발의 로켓이 가자 지구 안쪽으로 떨어져 주민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아래 동영상>
실제로 병원이 폭격 당한 17일 밤에 가자ㆍ이스라엘 장벽의 북쪽 너머에 인접한 네트브 하사라 이스라엘 키부츠 마을에서 찍은 동영상을 보면, 장벽의 건너편 가자 오른쪽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됐을 로켓들이 방향을 잃고 가자 내부의 화면 중앙으로 떨어져 폭발하는 것이 목격된다.
그러나 정작 이 병원이 폭발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한 민간인이 찍은 동영상에선 가자 상공에서 테러집단이 쏜 미사일이 공중에서 요격 파괴된 뒤에, 곧 이어 작은 폭발과 큰 폭발(병원) 두 건의 폭발이 지상에서 발생한다.<아래 동영상>
이에 대해 이스라엘인들은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가자 테러범들의 오폭임을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군의 열추적 미사일이 팔레스타인 무장집단의 로켓 발사대(작은 폭발)을 파괴하고, 병원의 발전(發電) 시설(큰 폭발)을 오인 파괴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병원 폭격이 팔레스타인 무장테러집단의 오폭(誤爆)이라는 이스라엘군 발표가 있은 뒤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 병원을 공격한 측이 이스라엘군이 아니라 가자의 야만적인 테러범들이라는 것을 전세계가 보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의 아이들뿐 아니라, 자기 아이들까지 잔인하게 살해한다”고 비난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폭격했다는 것은 “피의 중상(中傷ㆍblood libel)”이라며 “이슬라믹 지하드의 미사일이 목숨을 구해야 할 가자의 병원을 폭격해서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했는데, 팔레스타인 테러집단의 거짓말을 그대로 받아서 21세기판 ‘피의 중상’을 전세계에 퍼뜨린 매체들은 부끄러워야 해야 한다”고 트윗했다.
‘피의 중상’은 중세 시대에 퍼졌던, 유대인들이 종교 의식에 쓸 혈액을 얻으려고 크리스찬 어린이들을 살해했다는 악랄한 거짓말을 말한다. 나치 독일도 이를 반(反)유대주의 선전에 이용했다.
뉴욕타임스는 처음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병원에서 수백 명 사망”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이스라엘 공습(Israeli Strike)’을 제목에서 뺐다. CNN 방송은 웹사이트에서 “팔레스타인 관리들, 이스라엘 공습으로 200~300명 병원 숨졌다고 말해”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중동ㆍ아랍권 국가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부인에도, 애초 이스라엘 공격을 비난한 성명을 수정하지 않았다. 요르단강 서안(West Bank)을 관리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압바스는 이 사건을 “병원 학살”로 규정하고 3일간의 애도 기간을 공표했다.
이스라엘군이 추가로 반박 불가한 자료를 내놓기 전에는, 이스라엘 측 해명이 완전히 수용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하마스와 같은 테러집단은 학교, 병원, 이슬람 사원 등 민간인 지역에 무기고를 설치하고 민간인 밀집지역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등 팔레스타인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다. 그래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의 이슬람 테러집단의 병원 내 무기고를 파괴하려고 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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