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됐지만 효율적 운용"…농진청장 답변에 "한가한 소리" 질타

[국감 현장] 민주당 의원들 "정부 예산 삭감 납득 안 돼" 비판
조재호 농진청장 "정부, 중복성 있는 사업 있다고 본 것 같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촌진흥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북=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가한 소리하고 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거 아니냐."

내년도 농촌진흥청 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과 관련해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편성된 예산으로 효율성 있게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답하자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촌진흥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등 9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R&D 예산 삭감 문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청년 창업농 3만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농진청 사업의 청년농 정착 예산 67억57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그동안 청년 농업인 경쟁력 제고 사업, 일자리 분야 평가, 청년 농업인 창농활성화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는데 정부의 마구잡이식 예산 삭감으로 청년들의 농촌 정착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내년도 농진청 R&D 예산을 올해보다 20.5％, 총 1848억원을 삭감했다"며 "이 중 지역특화작목 관련 예산은 80% 삭감돼 농진청 R&D 계속 사업 중 두 번째로 높은 삭감 폭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지역특화작목법 입법 배경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관련 연구 시설과 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농업 포기뿐만 아니라 지역 미래를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도 "전체 예산이 대폭 삭감됐는데 이래도 까딱 없나. 농진청 연구진들이 마음껏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재정 당국에서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사업에 중복성이 있다고 본 것 같다"며 "사업 전반을 재검토해서 필요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효율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신정훈 의원은 "'농진청장이 예산 삭감에 대해 국회에 도와달라' 이런 얘기할 줄 알았더니 재정 당국 입장 얘기하고 있으면 어떡하느냐"며 "청장께서 사명감 가지고 살려 내겠다라는 의지가 있어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R&D 카르텔을 잡겠다면서 납득할 수 없는 예산 삭감을 해놨다"며 "농진청장은 대통령이 하고 있는 아무말 잔치에 맞춰 춤 추지 말고 일 하라"라는 쓴소리도 내뱉었다.

이에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 아무말 잔치'라는 말은 심하지 않느냐"며 "상임위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반발했다.

소병훈 위원장은 "농진청장은 재정 당국에서 얘기하는 중복돼 있다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