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환자, 치매 위험 약 3배 높다” 연구 결과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를 앓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약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 시각) 미국의학협회(AMA) 저널 ‘JAMA 오픈 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하이파대와 미국 럿거스대 공동 연구팀은 이스라엘 노인 10만명 이상을 17년 2개월간 추적한 결과 성인 ADHD 환자는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치매 위험이 2.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2003년 1월 당시 50~70세인 이스라엘 성인 10만 9218명(평균 연령 57.7세, 여자 51.7%, 남자 48.3%)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7년 2개월 동안 이들을 조사하며 ADHD와 치매 발병 여부를 추적하고 ADHD 발병 그룹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치매 발병률을 연구했다.

이들 중 추적 기간 내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은 730명(0.7%),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7726명(7.1%)으로 나타났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 가운데 ADHD 환자는 96명(13.2%), ADHD가 없는 사람은 7630명(7.0%)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1만 명당 치매 발병률은 ADHD 환자 그룹이 5.19 명, ADHD가 없는 사람은 1.44 명으로 계산됐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흡연 여부와 같은 치매 위험 요소까지 고려했을 경우, 성인 ADHD 환자 그룹의 치매 진단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성인 ADHD가 노년기에 신경 퇴행 및 뇌혈관 기능 약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의 영향을 보완하는 능력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신경학적 현상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아동기 ADHD에도 적용되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는 ADHD 환자 중 정신자극제 등 약물 치료를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치매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연구팀은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 겸 교신저자인 이스라엘 하이파대 스티븐 러빈 교수는 “노년기 ADHD 증상은 무시해서는 안 되며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돼야 한다”며 “인지장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자극제 등 ADHD 치료가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향후 연구에서 약물이 ADHD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위험은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