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소차 판매 ‘뚝’…美 인프라 부양안, 변수될까? [비즈360]
수소 트럭·버스 등 보급 확대
현대차, 세계 수소차 점유율 1위
북미 등서 ‘엑시언트’ 보급 속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수소차 시장이 올해 들어 전년 대비 15.5% 역성장한 가운데 미국의 수소산업 인프라 부양책이 수소차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수소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는 최근 미국 내 수소허브 7개소를 구축하고, 연간 약 300만t(톤)의 수소를 생산해 교통·상업·발전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70억 달러(약 9조5000억원)를 지원한다. 연방정부의 투자로 민간 부문의 수소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규모가 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연간 300만t을 시작으로 점차 수소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2030년 1000만t, 2040년 2000만t, 2050년 5000만t 생산이 목표다. 특히 이번 투자 방안에는 생산된 수소로 연료전지 트럭, 수소 버스 등 대형 운송수단 및 항공연료 등에 전략적으로 수소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다소 주춤한 수소차 시장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상용차 포함)의 판매량은 1만6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1~8월 수소 승용차 ‘넥쏘’와 수소 버스 ‘일렉시티’ 등을 4017대 판매, 37.6%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8% 감소했다.
2위 토요타는 ‘미라이’ 등을 앞세워 수소차 3270대를 판매, 2위(시장점유율 30.6%)를 차지했다. 중국은 수소 상용차를 중심으로 3169대를 판매, 29.6%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과 미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수소차 판매는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은 올해 1~8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가 42.8% 줄었고, 유럽(-36.5%), 일본(-58.9%) 등도 감소 폭이 컸다. 중국(37.4%)과 미국(35.3%)은 탄탄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수소차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수소차 시장은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충전 비용 상승, 한정된 차종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공격적인 수소 투자 정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향후 수소차 시장 역시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역내 생산 1000만t, 역외 수입 1000만t의 목표를 세웠고, 산업별로 그린수소 사용 할당량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국가 수소 로드맵을 발표하고 기업과 지방 정부가 협력해 수소 생산·이송·활용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상태다.
세계 1위 수소차 업체인 현대차는 북미 상용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북미 최대 청정 운송 수단 박람회 ‘ACT 엑스포 2023’에 참가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 양산형 모델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장거리 운행이 많은 북미 지역 특성에 맞춰 개발된 총중량 37.2t급의 대형 트럭이다. 180㎾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 출력 350㎾급 구동 모터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최대 적재 상태에서 72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북미에서 수소 공급, 리스·파이낸싱, 유지 보수·서비스를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서 2021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환경국과 에너지위원회가 주관하는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 수소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경쟁자다. 최근 최대 500마일(804㎞)의 주행 거리와 20분의 짧은 충전이 가능한 수소 트럭을 출시했다. 앞서 2026년까지 캘리포니아·온타리오주에 60개의 수소 연료 충전소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볼보, 다임러 등도 수소 트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수소트럭의 경우 중국계 업체와 니콜라, 이베코, 현대차 등에서 개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소차의 핵심인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는 현대, 보쉬, 토요타의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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