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소통 강화" 주문에 "쓴소리하는 언론과도 만나라"

조현호 기자 2023. 10. 1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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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방송장악, 가짜뉴스 빙자 언론자유 파괴부터 중단하고 사과해야
"소통의 기본인 언론자유 논란 놔두고 뭘 강화하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내놓은 “소통강화” 지시를 두고 언론과의 소통이나 소통의 기본인 언론자유의 훼손 문제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것은 그대로 놓아둔채 이뤄지는 소통강화는 본말이 전도된 유체이탈식 해법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분수 정원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안을 보고받고, “국민소통, 현장소통, 당정소통을 더 강화해줄 것”을 참모들에게 주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백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혹시 당정 소통을 강화하라는 것은 물론 당연한 말씀일 수도 있지만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가', '최근 선거 이후에 당의 여러 가지 혼란한 상황과 관련된 것인지, 의료 수가 관련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달라'고 하자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우선은 정책적인 소통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당정회의를 하고 있지만 정책 당정을 좀 더 활성화하겠다, 당은 늘 현장에서 지역에서 유권자들을 대하기 때문에 그만큼 민심을 빨리 전달받는다고도 할 수 있다”며 “따라서 당정 간에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이다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분수 정원 앞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여기서 국민소통은 대언론과의 소통이 포함돼 있는 것인지, 언론을 배제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을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과 KBS 사장 해임 등 공영방송 장악, 가짜뉴스 근절을 빙자해 언론자유의 환경 파괴를 진행하고 있다. 모두 윤 대통령이 결정하고 재가한 인사들이며, 본인이 전체주의 세력의 가짜뉴스 선동을 척결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소통 미흡을 비판하며 기자들과 매일 만나겠다고 약속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문답)을 1년 가까이 중단했다. 중단한 사유도 비판 보도를 내는 언론과의 갈등 탓이다. 그후 스스로 언론의 직접 질문을 피해왔다. 대통령 자신이 소통 아닌 불통 상태를 자초했다.

이에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대통령의 소통강화에 탐탁치 않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밥 먹어야 할 사람이 숟가락을 왜 남한테 들어달라는지 모르겠다”며 “누구보다 소통이 필요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독선과 오만, 일방통행의 이미지는 본인이 스스로 만든 것”이라며 “'도어스테핑'은 사라진 지 오래이며, 야당 대표들과의 대화는 요원하고, 홀로 제왕처럼 이리저리 지시를 내리느라, 집권 여당은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가 된 지 오래”라고 평가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소통 현장소통 당정소통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영상 갈무리

이 대변인은 “소통 강화를 지시할 게 아니라 본인이 나서서 소통을 해야한다”며 “홀로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성에 갇혀 민심을 제멋대로 곡해하니, 국민들이 보궐선거에서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압도적인 패배를 선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소통 강화를 지시하지 말고 본인이 소통에 나서라”며 “쓴소리하는 언론과도 만나고 야당과도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가짜뉴스, 공산전체주의라는 유령과 싸울수록 고립되는 것은 대통령 본인”이라며 “밥은 혼자의 힘으로 떠먹”으라고 주문했다.

현직 언론인도 언론자유 논란을 제시하지 않은채 하겠다는 소통강화가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지난 17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실의 소통강화 언급을 두고 “소통강화라는 것도 국정홍보를 잘하자는 식의 소통강화인 것”이냐면서 “지금까지의 소통강화는 '국정홍보가 잘못돼서 제대로 정책이 국민들에게 널리 안 알려지니까 우리 지지율이 낮은 거야'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영 KBS 기자가 17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강화 주문에 언론자유 논란을 놔두고 어떤 소통을 강화하겠단 것이냐고 되묻고 있다. 사진=KBS 최강시사 영상 갈무리

최 기자는 “그런데 이제 소통이라는 것은 언론자유와 직결되는 거거든요”라며 “그런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부터 해서 죽 저간의 언론자유에 관한 논란들과 관련해서도 그렇고, 도어스테핑과 관련해서도 그렇고, 어떤 소통을 어떻게 강화하겠다는 건지,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로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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