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에… 트럼프 “이민자 사상검증하겠다”

무장세력 칭찬 실수 만회 목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격화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이민자에 대해 강력한 사상검증을 실시하겠다”며 이민자 정책 강화를 예고했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유세에서 “우리는 가자, 시리아, 소말리아, 예멘, 리비아 또는 어디든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지역에서 오는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된다면) 이슬람 극단주의나 테러주의에 공감하는 사람을 비롯해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며 “우리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에게 공감하는 외국인 거주자를 적극적으로 추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주 하마스와 연계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칭찬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며 헤즈볼라를 향해 “매우 똑똑하다”고 언급해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 사상검증을 시사한 건 공화당 내 다른 경선 주자들과의 정책 선명성 경쟁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다른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가자지구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나서자 그보다 더 강한 수위의 발언을 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캠페인 당시에도 무슬림을 겨냥한 이민통제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