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5공장, 광활한 대지에 정적인 공사 중…“1위 기업 굳힌다”

이지민 2023. 10. 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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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컷 건설 방식으로 공사 효율 극대화
2025년 4월 가동…항체 의약품 생산 박차
노균 “일자리 창출 효과 5000여명 예상”

17일 정오쯤 찾은 인천 송도 11공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5공장 건설 현장은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릴 만큼 공사 현장치곤 고요했다. 노란색 타워크레인들이 줄지어 청명한 가을 하늘을 가르고 있을 뿐 공사장 특유의 먼지 날림도 없었다. 5공장은 3층까지 골조물이 올라온 상태로 공사 공정률은 19.4%, 공사를 포함한 전체 5공장 프로젝트 진행률은 이날 기준 32%에 달한다.

5공장 부지는 연면적 9만6000㎡(약 2만9000평)다. 잠실 야구장(2만6331㎡) 4개를 합친 규모로 그 한가운데서는 광활함이 느껴졌다. 지난 4월 첫 삽을 뜬 이곳에 삼바는 1조9800억원을 투입했다. 2025년 4월부터 이곳에서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로부터 수주한 항체 의약품이 대량 생산될 예정이다.
17일 인천 송도 11공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5공장 건설 현장에 골조물이 올라가고 있다. 5공장은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정적이게 느껴진 공사 현장의 배경에는 삼바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원래 5공장 가동 시기는 2025년 9월로 예정됐는데 지난 6월 5개월 단축 결정을 발표했다. 배형우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태스크포스(TF) 그룹장은 4공장까지는 적용하지 않았던 모듈식 건축 공법을 5공장 건설에 적용해 골조 공사 기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모듈식 건축 공법은 벽이나 기둥 같은 구조물을 외부 공장에서 만들어 갖고 온다. 마치 레고처럼 조립하듯 끼워 넣기만 하면 되는 게 핵심이다.

쿠키컷(Cookie-Cut) 방식도 공사 효율을 끌어 올렸다. 쿠키컷은 특정 디자인 등을 반복 사용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방식을 뜻한다. 주로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활용된다. 이 방식으로 건물을 지으면 동일한 디자인, 구조 및 기능을 갖는 여러 건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다. 1∼4공장이 있는 제1바이오캠퍼스는 4∼5층으로 지어졌는데 5∼8공장이 들어서는 제2바이오캠퍼스는 모든 공장이 3층으로 통일됐다. 창고 등이 들어갈 생산지원 동과 향후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6~8공장도 5공장과 동일한 레이아웃이 적용된다. 삼바는 2032년까지 총 사업비 7조5000억원을 들여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성할 계획이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제1바이오캠퍼스 내 바이오플라자에서 기자들과 만나 5공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감은 생산 규모에서 비롯한 것이다. 삼바가 4공장까지 보유한 60만4000ℓ 생산 능력(캐파)은 이미 세계 1위다. 공장에 있는 바이오리액터(배양기)에 물을 한꺼번에 채웠을 때 규모가 곧 생산 능력을 뜻한다. 5공장 가동 시 18만ℓ가 추가돼 78만4000ℓ의 생산 능력을 갖춘다.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로 발돋움하는 데 5공장이 중심이 된다는 의미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17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플라자에서 5공장 및 제2바이오캠퍼스 건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바는 전 세계 위탁생산(CMO)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30% 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성장 전략이라고 노 부사장은 설명했다. 동시에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5∼8공장이 들어서는 제2바이오캠퍼스에서는 항체 의약품이 주로 생산될 예정인데 관련 시장이 빨리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 부사장은 “수급 균형은 검토, 예측해보면 항체 의약품 시장이 빨리 성장하고 있어 적정 템포로 좇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노 부사장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강조했다. 그는 “공사 현장에 3000명, 완공 뒤 필요 인력 1000명, 협력사 인원 500여명으로 5000여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2011년 1공장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임직원 수는 50명에 불과했다. 현재는 4600명이 일하고 있다. 삼바의 임직원 평균 연령대는 29.7세로 동종 업계 평균 연력을 확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 사옥에서 곳곳에서 느껴지는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도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날 둘러본 복지동 ‘바이오플라자’는 임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집약체였다. 제1바이오캠퍼스 내에 2만8800㎡(약 8700평) 규모 5개 층으로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1300석 대규모 푸드코트는 365일 쉬지 않는다. 푸드코트에서 교대 조 포함 1일 4식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이 외에 미용실, 피부관리실, 600평 규모의 피트니스 시설도 갖추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17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플라자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인사하며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15∼20%에서 20% 이상으로 상향한 점을 언급하며 “지속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 우리 직원들 덕”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송도(인천)=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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