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우리가 뛴다=SK그룹]부상 투혼 최태원 "찬성표, 한톨도 안놓친다"
SK그룹, 파리서 CEO세미나 열며 외교전…"11월28일 파리서 웃을 것"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 40여일을 앞두고 재계에서는 부산에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원팀'으로 뭉친 각 그룹의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과 전략을 돌아본다. [편집자]
"외국에선 '다리가 부러졌다(break a leg)'는 것에 행운을 빈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엑스포 유치 때 많이 써먹었다."
지난 7월 12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의 목발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목발을 짚고 다니다 보니 많은 사람이 좀 불쌍해한다"며 "그 덕분에 동정을 얻어서 엑스포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 회장은 "제가 짚고 다니는 이 목발에는 광고판이 하나 붙어 있다"며 "부산 엑스포 선전 로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테니스를 치던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6월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동행할 때는 물론 유럽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할 때도 이 목발로 걸어 다녔다.
특히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리셉션에서는 목발으 짚은채 건배사로 'Break a leg'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의 건배사가 끝나자 현장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최 회장의 '목발 투혼'에 감동을 하는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 최태원, 전세계 20여개국 돌며 100여개국과 교섭…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오는 11월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회원국(17일 기준 181개국) 투표를 통해 2030 엑스포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40여일 남은 현재 개최지를 놓고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경합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전 세계를 돌고 있다. 20여개국을 방문하고, 100여국과 교섭해 왔다.
특히 파리는 확정 여부가 결정되는 격전지로 최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심포지엄'을 열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금 인류가 당면한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등의 문제는 한두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다"며 "부산엑스포는 전 세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 최 회장 주도 플랫폼 '웨이브'에 매일 1~2만명 방문
최 회장은 현장을 누비는 동시에 사이버 세상에서 홍보도 적극적이다. 특히 부산엑스포 플랫폼 '웨이브'는 최 회장의 혜안이 낳은 성과물이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 닥치는 문제보다 이를 해결하는 문제의 속도는 너무 늦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플랫폼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웨이브는 지난 3월 최 회장의 주도로 대한상의가 개설했다. 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꼽힌다. 웨이브는 집단지성으로 대안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자발적 솔루션 플랫폼이다.
전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매일 1만~2만명이 웨이브를 찾는다. 웨이브에 게시된 영상은 800여건, 지금까지 달린 댓글은 3만9000건이다.
웨이브에 개설된 국가관은 현재 아프리카 32개국, 아메리카 21개국, 아시아태평양 27개국, 유럽 29개국 등 총 109개국이다. 대한상의는 오는 11월까지 전체 지구촌 국가관을 온라인상에 만든 뒤, 각 국가관에서 논의된 문제를 모아 해법 논의할 그룹을 만들 예정이다.
◇ SK그룹, 파리서 CEO세미나 개최하며 민간외교 열심
최 회장의 진두지휘에 따라 SK그룹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SK는 올해 'CEO 세미나' 16일부터 사흘간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일부러 열었다.
CEO 세미나는 확대경영회의,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 차원에서 펼치는 최대 행사다. 세미나 장소로 파리를 낙점한 것은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한층 힘을 싣겠다는 의지다.
SK그룹은 지난 7월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한국 문화·예술 홍보 행사 '코리안 아츠 위크'에 SK그룹이 주간 후원사로 참여했다. 1만명이 넘는 현지 시민이 몰린 가운데, 뉴욕 주요 노선버스와 지하철역에 부착된 행사 광고 포스터를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문구를 넣어 한국의 유치 의지도 부각하는 활동을 펼쳤다.
같은 달 강원도 강릉시에서 열린 '2023 강릉세계합창대회'에는 SK이노베이션이 공식 협찬사로 참여해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현장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아울러 SK㈜는 엑스포 유치 응원 캠페인 영상인 '2030 미래에서 온 리퀘스트'를 제작해 지난 3월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했다. 이 영상은 177개국에서 전체 누적 조회수 3000만회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K-팝그룹 '악뮤(AKMU)'의 찬혁이 등장한다. 2030년에 가족이 기다리는 부산 엑스포 현장으로 향하던 찬혁이 뜻밖의 시간여행으로 현재에 불시착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SK㈜는 또 별도의 엑스포 유치 응원 사이트도 구축했다. 현재까지 110만건이 넘는 국민의 응원 메시지가 접수됐다.
◇ "유종의 미 거두자…11월 28일 파리에서 함께 웃을 것"
지난 7월 최 회장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를 열고 부산 엑스포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은 못사는 나라였기 때문에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다른 나라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위치"라고 설파했다. 이어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주요 7개국(G7), 주요 20개국(G20)만 모여서 논의하다 보면 해법이 안 나올 얘기가 많지만 한국이 기폭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피력했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선다.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달 26일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4차 회의장. 최 회장은 "이제는 수확의 계절로, 한 톨도 놓치지 않고 표심으로 거둬들이고 싶다"고 역설했다. 부산 엑스포에 대한 최 회장의 간절한 염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어 그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민간이 합심해서 마지막까지 유치 교섭 활동에 충실히 실행한다면 11월 28일 파리에서 함께 웃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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