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올겨울 재유행, 단순 감기 아냐"…백신접종 호소한 전문가

이창섭 기자 2023. 10.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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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새로운 코로나19 예방접종
"코로나19 위험 저평가됐다… 피해 아무도 책임 못 져"
집에 고령층, 암환자 있다면 젊은 사람도 맞아야
송준영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6일 충청북도 오송의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감염병 예방관리 아카데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정부와 감염병 전문가들이 올해 가을 시작되는 코로나19(COVID-19)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법정 감염병 등급이 하향되면서 코로나19를 향한 경각심이 낮아졌지만, 실제로는 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에게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치명적'이라며 이들의 예방접종이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6일 충청북도 오송의 본청에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관리 아카데미'를 열었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65세 이상 고령층 등의 새로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앞두고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023~2024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65세 이상, 암 환자 등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를 '최우선 접종순위'로 설정했다. 이들의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강력 권고'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의무적으로 맞았으면 하는 게 정부의 뜻이다.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이유는 △고위험군에게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치명적이며 △올해 겨울부터 재유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준영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중증화와 사망은 고령자에 집중됐고, 전체 사망의 90% 이상이 60세 이상이었다"며 "현재 중증화율이 0.04%로 낮아져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 됐지만, 고령층에선 0.15%로 여전히 높기 때문에 단순히 심한 감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의 코로나19 치명률은 일반인보다 약 2배 높다. 나이가 많은 데다가 이런 병까지 앓는다면 사망률은 더욱더 높아진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코로나19가 완벽히 예방되는 건 아니다. 송 교수는 "대신 중증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은 예방할 수 있다"며 "유행이 끝난 게 아닌가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지금도 병원에서는 매일 2~3명이 코로나19 중증으로 입원한다. 대부분 60세 이상이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4급 감염병으로 전환돼 실제 유행하는 것보다 코로나19 위험성이 저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11~1월이 되면서 더 크게 유행하고, 고위험군 피해는 생각보다 더 클 수 있다. 지금 접종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누가 책임지겠나?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근용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기획과 과장도 "젊은 사람은 접종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다. 이들의 중증도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면서도 "젊은 분들이 느끼는 낮은 필요성을 어르신에게도 그대로 대입하는 건 굉장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서도 전문성과 과학에 기반하여 (접종을) 간절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집에 어르신이나 암 환자 등 면역저하자가 있다면 나이가 젊어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 가족 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다면 2차적으로 확산할 확률이 45%에 달한다. 고령자가 백신을 맞았더라도 미접종 가족에 의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예방접종의 목표 접종률을 65세 이상에서 50%로 설정했다. 권 과장은 "일차적으로 지난해 목표였던 50% 접종률은 넘어야 한다고 본다"며 "얼마나 많이 접종하느냐가 다가올 새로운 유행에서 중증·사망 발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는 '단 1회 접종'이라는 전략을 내세웠다. 앞서 기초접종(1·2차)에 부스터샷(추가접종), 동절기 접종까지 4차례나 주사를 맞으면서 국민의 피로감이 심한 상태였다. 이런 피로감이 지난해 저조한 접종률의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주사 횟수를 최소화한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경험이 없어도 이번의 단 1회 주사만으로도 충분한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 권고는 정부의 정책적인 목표나 혹은 의사들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철저히 국민 개개인의 관점에서 이익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의사의 직업적 사명으로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오는 19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된다. 65세 미만 일반인의 예방접종은 내달 1일부터 시작된다. 예약 없이 당일에 병원을 방문해도 괜찮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XBB 변이 대응 신규 백신이 사용된다. 백신 접종 비용은 무료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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