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돌 맞은 충장축제…“세대와 세대·현재와 미래를 연결”
스무 돌을 맞은 광주충장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광주 동구(청장 임택)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 ‘제20회 추억의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충장축제)’가 지속가능한 지역 대표 문화콘텐츠로 위상을 다지고,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문화축제로 도약할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충장축제가 열린 닷새 간 금남로와 충장로 일원에는 연일 구름떼같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갑작스레 기온이 내려가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다 축제 중반에는 비까지 뿌렸지만 축제 현장인 금남로와 충장로를 향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충·장·발·光’을 주제로 내걸고 추억 모음, 상징물, 추억놀이, 행렬, 의식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에 맞춰 치러진 이번 충장축제는 개막식부터 호평을 받았다. 라디오 형식의 토크&쥬크박스 콘서트로 진행된 개막식은 김정민의 사회로 이승환밴드, 인순이, 코요태 등 인기가수가 참여했다.
충장축제의 주제인 충장발광의 의미를 빛나게 한 드론쇼와 불꽃놀이도 가을밤 나들이를 나온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동구 측은 "옛 도청 하늘 위를 날며 광주시민들을 위한 메시지를 띄우는 드론쇼는 별들이 만들어내는 마술쇼와 같았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놀이도 일상을 잊고 오늘만큼은 축제에 빠져들고픈 시민들의 마음에 만족감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금남로 한가운데에 시민들의 바람과 추억을 적은 이야기 촛불 행렬이 눈길을 끌었고, 딱딱하기만 했던 금남로 아스팔트 바닥을 거대한 화폭 삼아 아이들과 가족들이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광주의 메인스트리트였던 금남로가 거대한 놀이터이자 추억공간으로 탈바꿈된 현장이자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 공감 축제라는 점을 여실히 증명했다.
충장축제 기간 금남로 일원에서는 연일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시대별 클럽 DJ가 등장하며 신명나는 추억을 선사할 ‘추억의 고고나이트’가 열렸던 6일 밤, 금남로 무대에는 중장년 세대뿐 아니라 MZ세대들까지 모였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그룹 스페이스 A를 비롯한 인기가수들이 펼치는 거리공연이 축제의 재미를 더했다. 동구 측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함께 춤추며 즐기는 모습에서는 추억이 놀이이자 미래로 건너가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동구 주민과 예술가들이 협업으로 이룬 축제 퍼레이드도 이색적이었다. 동구 13개 동 주민들이 작가들과 협업으로 기획하고 제작한 모뉴먼트에는 동네의 이야기들이 잘 담겼다는 평을 받았다.
‘기억놀이터 주제관’에서는 업사이클링과 ESG를 지향하는 시민참여형기억놀이가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제관 자체가 시민들이 직접 기억을 제공하고 추억으로 저장하는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꾸며졌던 만큼, 시민들의 공감대는 컸다. 동구 지산동 할아버지 요리사들이 만든 추억 도시락도 인기였다. 시민들의 참여가 다각적으로 이뤄진 시민참여축제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밖에도 충장22의 시네마 프로젝트가, 충장로5가 충장르네상스 라온 페스타, 청년창업자 플리마켓, 사회적기업 플리마켓 등에도 인파가 모여들었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불’이다. 개막식의 드론쇼와 불꽃놀이만이 아니라 금남로에서 펼쳐진 파이어아트 퍼레이드 광경에도 관객들은 걸음을 멈추고 ‘불멍’을 했다.
동구 측은 "금남로 메인도로의 촛불 모뉴먼트와 금남로 지축을 울린 마스끌레타의 폭죽음, 그리고 퍼레이드 점화의식 ‘불사르다’에 이르기까지 우리 마음에 남은 추억을 불사르고,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까지 불사르는 ‘불의 축제’가 이번 충장축제의 또다른 묘미를 선사하며 글로벌 축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금남로 한 중심에 설치된 충장라운지를 비롯해 5.18광장 앞에 설치된 축제 안전을 담당하는 여러개의 안전담당 부스들도 눈길을 끌었다. 충장라운지에서는 축제에 대한 안내는 물론 참여방법 등을 상세히 안내는 역할을 맡고 있었고, 라운지 주변에서는 다양한 참여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또한 밤늦도록 경연이 펼쳐지는 버스킹월드컵 무대가 설치된 전일245 앞 도로에서는 동구청 공무원들이 일일이 우측통행을 해달라며 관람객의 동선을 지도했다. 5.18광장 일원에도 안전을 담당하는 전용 부스가 여러개 설치돼 인파가 몰려드는 축제를 안전하게 치르겠다는 주최 측의 의지가 엿보였다.
9일 한글날 저녁 금남로 폐막무대에 모인 사람들은 연휴를 보내는 아쉬움과 축제 폐막에 대한 아쉬움을 대규모 합창으로 달래는 분위기였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광역시 5개 구립합창단이 한데 모여 대동의 폐막무대를 꾸몄다.
제20회 충장축제는 기존 축제와 차별화를 꾀하고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앞으로도 모두의 추억이 함께하는 세대공감 축제, 세계인들에게 추억의 가치를 전하는 추억 가치 축제로 발전하기 위한 가능성을 열었다.
성년을 맞은 올해 축제의 다양한 성과를 토대로 내년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공동체 축제 ▲지속가능한 도시와 미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미래 영감 축제 ▲K-문화의 중심이자 축제도시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축제로 발돋움할 비전을 그릴 계획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제20회 축제를 광주시민들과 세계인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동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참여해 주신 모든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충장축제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또 관심과 참여로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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