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마동석처럼… 수사 잘한 경찰팀 ‘전원특진’ 파격 혜택

김규태 기자 2023. 10. 18. 11: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사팀장들 승진 시험에 목매달지 말고 수사 챙겨라."

경찰이 역사상 처음으로 '팀 전원 특진'을 내걸고 전국 최고의 수사팀을 뽑는 사실상의 '정예수사팀 선발대회'를 열면서 경찰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승진 시험에 매달리는 팀장급들이 수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일선에서 수사 업무 기피 현상도 완화되고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3개팀 선발… 1600 대 1
팀장인 경감 중 첫 특진 가능
수사권 조정이후 지휘능력 부각
승진 공부보다 기획수사 유도
경찰관들 대거지원 뜨거운 반응

“수사팀장들 승진 시험에 목매달지 말고 수사 챙겨라.”

경찰이 역사상 처음으로 ‘팀 전원 특진’을 내걸고 전국 최고의 수사팀을 뽑는 사실상의 ‘정예수사팀 선발대회’를 열면서 경찰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마약 조직을 소탕한 ‘마동석 팀’처럼 강력 범죄나 민생 범죄 척결에 공을 세운 팀에게 특진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전국 18개 시·도청과 경찰서 소속 총 4900여 개의 수사팀 모두가 특진 대상이 되면서 경쟁률만 1600대 1에 달할 전망이다.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승진 시험에 매달리는 팀장급들이 수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일선에서 수사 업무 기피 현상도 완화되고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경정 특진’ 및 ‘팀 전원 특진’ 후보군 접수를 받는다. 올해 2월부터 이달 16일까지 해결한 사건을 토대로 우수 수사팀을 가릴 방침이다. 경찰청은 전국 18개 시·도청과 경찰서 소속 수사팀 중 247개 팀을 1차 후보군으로 추린 뒤, 서류·면접 심사를 통해 이달 말 상위 3개 팀을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수사팀장인 경감을 포함해 경위, 경사, 경장, 순경 등 5∼6명으로 구성된 팀원은 모두 한 계급씩 특진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략 18명 내외로 선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

6급 공무원인 경감(수사팀장)을 경정으로 한 계급 승진하는 것을 포함해 막내인 순경까지 팀원 전부를 특진시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엔 경감에서 경정으로 승진하려면 시험·심사를 거쳐야 했지만 8월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이 개정되면서 경정도 특진이 가능해졌다. 경찰청은 수사팀장만 ‘원 포인트’로 승진시키는 대신 우수 팀을 가려 팀원 전원을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게 되면서 수사팀장급인 경감의 사건 지휘 능력이 부각됨에 따라 팀장 중심의 수사 체계 구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 마약, 조직폭력, 전세 사기 등 조직적 범죄가 급증하면서 예전처럼 수사관 개인 역량에 기대기보단 팀장을 중심으로 기획 수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수사 경찰들 사이에선 반응이 뜨겁다. 경제 사건 등을 담당하는 수사팀과 강력계 등 형사팀뿐만 아니라 여성청소년, 교통, 사이버, 안보 등 각 분야의 수사팀들이 특진 선발에 대거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