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또 급등조짐… 금융시장 긴장

김지현 기자 2023. 10. 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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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고금리에도 소비 위축 없이 버티면서 국채 금리가 또다시 상단을 치고 올라갈 기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충돌로 잠시 진정됐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재개되면 최근 이로 인해 '긴축 발작'을 보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 수위도 재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금리가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내면서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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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세 찾다 이·팔전쟁에 폭등
4.87% 터치… 최고치에 근접
정책금리 인상 없이 긴축 효과
시장선 “11월 금리 동결” 전망
한 금통위도 내일 동결 확실시

미국 경제가 고금리에도 소비 위축 없이 버티면서 국채 금리가 또다시 상단을 치고 올라갈 기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충돌로 잠시 진정됐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재개되면 최근 이로 인해 ‘긴축 발작’을 보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 수위도 재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금리가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내면서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87%를 기록했다.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일 4.88%(장중 기준)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견조한 경제 지표가 재차 발표되면서 긴축 이후 경착륙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늘어나며 WSJ 전문가 예상치인 0.3%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소매판매는 6개월 연속 증가세로, 미국인들의 소비력이 1년 이상 이어진 고금리 하에서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높은 금리 환경이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5% 이상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데다,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어 당분간 장기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30년물 국채 금리도 4.93%로 이달 초 기록한 2007년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올랐다. 중동 지역 긴장으로 국채 수요가 늘어나며 안도했던 금융시장은 다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과도한 국채 이자와 발행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미국 국채 시장이 극단의 변동성을 나타내며 미지의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채 금리 고공행진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 다수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동결 전망을 굳히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8.5%로 집계됐다. 일부 Fed 위원들은 채권 금리 상승이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내면서 추가 긴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미국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명분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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