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과도한 재유치 경쟁 경계

수신금리 인상 경쟁 다시 격화
대출금리 상승·‘머니무브’우려
금융당국, 비상 점검 체계 가동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이번 주 본격화된다. 최근 시장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과도한 재유치 경쟁을 벌일 경우 금융시장 유동성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과도한 재유치 경쟁을 막기 위한 비상 점검 체계를 가동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저축은행의 5~6%대 고금리 예금 상품들의 만기 도래가 본격 시작됐다. 저축은행권의 고금리 예금들의 만기 도래는 올해 말까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상호금융권의 5~6%대 고금리 상품 만기는 다음 달부터 돌아오기 시작해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금융권은 지난해 4분기에 늘어난 수신 규모를 100조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대규모 예금이 만기를 한꺼번에 맞는 만큼 재유치를 위한 수신 경쟁이 다시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신금리는 뚜렷한 상승세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이달 들어 연 4%대 중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 대거 등장했고, 1금융권에서도 예금 금리를 연 4%대로 높이고 있다. 금융권의 지나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은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머니 무브’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에 금융당국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나섰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금융협회 등과 함께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개최하고“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나 경각심을 가지고 자금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은행들이 필요자금 조달을 수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은행채 발행 한도를 이달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유동성 규제 비율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관련해선 내년 6월까지 현행 비율(95%)을 계속 적용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퇴직연금(DB형)에 대해서는 연말(12월) 납입 집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