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발전시장까지 석권”...한화 ‘솔라허브’ 가동 준비 구슬땀 [한화 태양광 전진기지를 가다]
3조 투자로 북미 최대 생산능력 확보 전망
美 주택·상업용 1위 이어 발전용 선두 목표
2027년까지 100% 수소로 발전할 계획
11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소재 130만㎡ 규모(약 40만평)의 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 부지. 조지아주 애틀란타 공항에서 84㎞ 떨어진 이곳에서는 내년 하반기까지 잉곳과 웨이퍼, 셀, 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자 중장비 80여대가 바쁘게 움직였다. 한화솔루션이 카터스빌 공장 건설 현장을 한국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터스빌 공장 전체 공정률은 지난달 기준 17%이지만, 모듈 생산라인 공정률은 약 50%에 달한다. 실제 모듈 공장은 지붕 공사를 마무리하는 등 공장 모습을 서서히 갖추고 있었다. 이제 막 공장 뼈대를 구축했거나, 철근 구조물만 설치된 공장들과 대조적이었다.
최대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 미국제조본부 인프라담당 임원은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때 미국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모듈 인센티브가 가장 많다”며 “모듈을 먼저 생산하는 것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모듈 생산 시 1와트당 7센트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잉곳·웨이퍼(1와트당 5센트), 셀(1와트당 4센트)보다 세액공제 규모가 크다. 기존 모듈 공장인 달튼 공장을 포함해 카터스빌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풀가동될 때 한화솔루션이 혜택받는 세액공제 규모는 연간 8억7500만달러(약 1조1800억원)다.
내년 4월 본격 가동되는 카터스빌 모듈 라인의 연간 생산 규모는 3.3GW(기가와트)이다. 달튼 1공장(1.7GW)·2공장(3,4GW)을 포함할 때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모듈 생산능력은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이다. 미국을 기준으로 130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화솔루션은 모듈 생산라인을 우선 구축한 이후 차례로 잉곳과 웨이퍼, 셀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모든 공장의 공정은 자동화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이 카터스빌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약 3조원이다. 한화그룹 역사상 해외에 조 단위가 넘는 투자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솔루션은 카터스빌 공장의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자 미국 REC실리콘, 한화첨단소재와 협력한다. 지난달에는 REC실리콘과 4조원 규모의 폴리실리콘(태양광 기초 소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첨단소재는 1억7400만달러(약 2352억원)를 투자해 카터스빌 공장 인근에 태양광 셀을 보호하는 자재인 EVA 시트 공장을 신설한다.
카터스빌 공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조지아주 달튼 1, 2공장은 이미 태양광 모듈을 바쁘게 생산하고 있었다. 1, 2공장은 하루에 각각 1만3000장, 2만장의 모듈을 양산한다. 올해 7월 한화솔루션이 2000억원을 투자해 준공된 달튼 2공장 공정에는 1공장에 없었던 자동화 기술을 새롭게 도입했다. 달튼 2공장 입구에는 30대의 자율이동로봇(AMR)이 바닥에 그여진 붉은 선을 따라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이전까지 사람이 했던 태양광 모듈 프레임 운반 작업에도 로봇이 활용됐다.
한화솔루션이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성장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지난해 19GW에서 2026년 44GW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유재현 한화큐셀 운영팀 프로는 “기존 에너지 발전 단가가 증가하는 반면 태양광 발전 단가는 감소하고 있다”며 “두 단가가 같아지는 시점 이후 태양광 시장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용 시장에서는 19분기 연속, 상업용 시장에서는 14분기 연속 점유율 1위이다. 하지만 발전용 시장에서는 중국에 밀려 있다. 한화솔루션은 카터스빌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발전용 모듈 시장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태양광 뿐만 아니라 수소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시에 있는 가스터빈 개조 업체 PSM 공장에서는 가스터빈 개조와 동시에 수소 혼소 발전 핵심인 연소기를 제작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PSM는 2021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한화파워시스템 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 수소 혼소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서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함께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100% LNG 연료로 가스터빈을 돌릴 때보다 이산화탄소는 물론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수소 비중이 높아질수록 유해물질 배출량 또한 크게 감소한다.
PSM은 차별화된 기술을 더욱 확보하고자 한화파워시스템 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 3사는 수소 연소기 기술과 화염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외에서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 가스터빈 제조업체 대한 기술 의존 없이 독자적인 연소기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올해 4월 한화임팩트, 한국서부발전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중대형 가스터빈을 활용해 수소 혼소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도 수소 혼소 발전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은 2027년까지 오직 수소 연료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전소 발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손 대표이사는 “연내 충남 대산에서 수소 전소 실험을 진행하고, 향후에는 암모니아 혼소에도 도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피터·달튼·카터스빌(미국)=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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