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반성' 언급한 尹 "국민통합으로 이어졌는지 돌이켜볼 것"

오형주 2023. 10. 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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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7일 국민통합위·여당 지도부와 만찬
통합위 정책 제언 언급하며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
저와 내각, 돌이켜보고 반성"
"청년·서민, 가계부채로 힘들다"
장애인·이주민 등 약자와 연대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처음으로 ‘반성’을 언급했다. 가계부채로 신음하는 서민과 청년,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 문제를 거론하면서는 헌법 가치에 근거한 연대와 국민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의 만찬 회동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통합위 활동과 정책 제언들은 저한테도 많은 어떤 통찰을 줬다고 저는 확신한다”며 “다만 그것이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는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뒤 윤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처음 만난 자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 위원장과 1·2기 민간위원은 물론 국민의힘 당 4역(김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 의장)과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장관들을 향해 “‘수십 년 관료 생활을 한 내가 더 전문가니까 외부에서 가타부타 안 해도 내가 다 안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국민통합을 하기 어렵다”며 국민통합위의 정책 제안을 내각이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국민통합은 전문성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려움을 우리가 공감해야 한다”며 “위원회의 다양한 정책 제언들을 우리 당과 내각에서 좀 관심 있게,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들 또 자기가 담당한 분야들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한번 읽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금 많은 서민들, 청년들은 또 여러 가지 경제와 이런 어려운 가계 부채라든가 이런 문제로 아주 정말 힘들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삶이 어려울 때 국가에서 또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그 어려움을 함께 도와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 사람이 완전한 자유인으로서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저는 그것이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앞으로 정말 그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을 도대체 어떻게 도와드려야 되는지, 우리의 헌법 가치가 거기에 어떻게 적용돼야 되는 것인지를 찾아야만 우리의 헌법 가치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이 우리 헌법을 사랑하고 아끼고 이것만이 나를 지켜줄 가치라는 것에 다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통합위가 1기 때 주요 과제로 추진한 ‘이주민과의 동행’ ‘자살위기 극복’ 등을 언급하면서 정책집행에 반영할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번 수원의 어느 초등학교를 갔었는데 이라크에서 이주한 집 아이로 초등학교 2학년인데 얼마나 눈이 똘망똘망하고 사내아이가 정말 예쁘게 생겼더라”며 “그게 다 우리 자산”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 우수한 아이들이 부모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또 사회적으로 소외됐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며 “보석이 막 널려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거를 잘 모아서 잘 또 다듬고 키워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자살 등 정신건강 관련 예산이 3000억원 가량 반영된 것을 거론하며 “국민통합위에서 자살 대책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또 건강한 일터, 정신적으로 안정된 그런 일터에 관한 제언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우리가 정말 그동안 정치적으로 막 나눠준 그런 것들을 좀 아껴 가지고 처음으로 이렇게 이번에 예산안에도 반영을 시켰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발언이 끝난 뒤 김한길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제가 한 70년 넘게 살면서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하는 분”이라며 ‘국민통합은 우리부터’로 건배사를 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만찬에서는 국민통합위 정부위원과 민간위원들의 소감 발표도 있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간사 부처로서 위원님들이 만들어주신 정책과 제언을 현장에서 잘 집행하겠다"고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들에게 진심이 전해질 수 있도록 전국을 다니며 국민통합위의 마음을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병준·김민전·김석호·윤정로·한지아·이수형·최명길·정회옥·이우영·방문석 위원은 청년, 소상공인, 장애인, 이주민 등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한 국민통합위 활동과 성과, 각자의 소감 등을 발표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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