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폐기물 재활용한 ‘탄소나노튜브’로 이차전지 성능 높인다

UNIST, 폐플라스틱 ‘탄소나노튜브’ 공정 개발
열분해-화학기상증착으로 탄화수소 가스 활용

안광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마스크 폐기물 재활용 탄소나노튜브 모식도./울산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마스크 폐기물을 첨단 물질로 가공해 이차전지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환경을 보호하고 첨단 산업에 활용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안광진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마스크 폐기물로부터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고, 리튬이온전지 양극 도전재로 적용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공정은 마스크 폐기물뿐 아니라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다른 폐플라스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식 중 하나인 열분해를 활용했다.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에서 열분해유와 탄화수소 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인데, 이 과정에서 생성된 메탄과 에틸렌, 프로필렌 등 탄화수소 가스는 고부가가치 탄소 소재인 탄소나노튜브 합성 원료로 이용된다. 또 열분해로 나온 탄화수소 가스에 ‘화학기상증착’ 기술을 적용했다. 화학기상증착은 기체 상태의 화학 물질에 열을 가해 박막을 형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탄소나노튜브는 열·전기 전도성이 우수하고 기계적 강도가 높아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소재다. 특히 탄소나노튜브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도전재로 사용될 수 있다. 도전재는 이차전지의 용량을 결정하는 활물질 사이에서 전자의 이동을 촉진하는 물질을 의미한다. 탄소나노튜브를 도전재로 활용하면 기존 소재보다 높은 표면적과 전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도전재 사용량을 줄이면서 활물질의 투입량을 늘려 이차전지 용량과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UNIST를 포함해 충남대와 서울시립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탄소산업진흥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안광진 교수는 “다양한 대학의 협업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향후 해당 공정에 대한 스케일 확장과 산업적 구현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경제성·환경성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에 지난달 11일 표지 논문으로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Green Chemistry, DOI: https://doi.org/10.1039/D3GC0210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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