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尹 지지율 조만간 20%대 될 것” 예측…근거는?
이준석 “이번 주부터 보궐선거 민심 반영…김기현 못 버틸 듯”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대 후반에 머물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거듭하다 결국 또 다시 20%로 내려앉을 거란 관측이다.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총선 전 반등이 쉽지 않을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10~13일 진행해 1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3.7%포인트 내린 34%로 집계됐다. 일간 기준으로 보면 주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보궐선거 후 이어진 책임론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앞으로 발표될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해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날 이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국갤럽은 지난해 9월 24%로 가장 낮은 수치였는데, 아마도 이번주 20%대 지지율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그는 "보궐선거 다음다음 날인 13일 금요일 (윤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31.4%였다"며 "지난해 9월 31.2%가 최저치였는데 거의 최저치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9월은 윤 대통령의 순방 중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발언 논란에 더불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징계 문제로 갈등을 빚던 때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 당시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같은 날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들은 보궐선거 끝나고 민심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부터 20%대 대통령 지지율이 나오는 조사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김기현 체제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꾸 이런 얘길 하니까 어르신들이 저주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이건 저주가 아닌 일기예보"라고도 부연했다.
"쇄신‧포용 여부가 지지율 화살표 바꿀 것"
여당의 보궐선거 완패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 이유로는 중도층의 외면이 주요하게 꼽히고 있다. 이택수 대표는 "진보층은 소극적 지지층까지 다 (투표장에) 나왔다. 국민의힘은 적극적 지지층 말고 소극적 지지층, 그리고 중도층 중 보수 성향을 갖고 있는 이들이 투표를 안 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중도층이 가장 관심 있는 건 '민생'인데, 윤 대통령 취임 2년 다 돼 가지만 여러 지표가 안 좋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보다 '이념'을 최우선에 두고 국정을 운영해온 데 대해 중도층이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회의적인 전망이 반영된 듯한 여론조사 결과가 전날 발표되기도 했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14~15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4.7%포인트 떨어진 29.2%에 그쳤다. 부정평가는 65.8%로 나타났다. 특히 이념 성향별로 중도층의 부정평가가 69.4%로 높게 나타났다. 직전 조사보다 6.7%포인트 오른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용산과 당의 가시적인 쇄신, 그리고 포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16일 "장기적으로 총선 승리의 실마리는 윤 대통령 지지율 40%대 회복에 달렸다"며 "결국 용산과 당의 변화와 쇄신의 폭과 속도가 반등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여론조사 관계자는 18일 취재진에 "지금 분위기상 국민의힘 내 분열과 이탈 가능성이 민주당보다 훨씬 더 큰 상황"이라며 "이 원심력을 어떻게 다독이고 당내 잡음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안정세를 되찾거나 반대로 최악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 길 바쁜데 분란…여론조사 불신까지
다만 총선 전 지지율 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택수 대표는 "정부‧여당은 똘똘 뭉쳐도 이기기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 당내 여러 가지 분란이 있고, 또 (이와 관련해) 얘기도 잘 못하는 분위기"라며 "민생 부분도 단기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통화에서 "이번에 당 임명직 인선을 보니 대통령실과 여당이 더 깨져야 할 것 같다"며 "주요 수석 교체 등 대통령실만 제대로 개편되어도 한결 괜찮을 텐데, 분위기를 들어보니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더라. 실력 있는 '선수'들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안팎에선 그동안 윤 대통령과 여당이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여론의 '경고등'을 외면해왔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그동안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와 여당 내 중진 의원들의 입에선 "여론조사에 굉장한 의구심을 느낀다" "그렇게 신뢰하진 않는다"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도 올 초 국무회의에서 "표본 여론조사는 표본 설정 체계가 과학적이고 대표성이 객관화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앞선 여론조사 관계자는 "매주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난 전광판 안 봐'라며 외면하거나 불신하는 태도는 본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절반 이상의 국민이 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지, 숫자 뒤 민심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조사를 병행했고 응답률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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