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지구"…올해 '슈퍼 엘리뇨'에 '슈거플레이션' 온다

KB금융 '다시 시작된 엘니뇨, 뜨거워지는 지구' 보고서 발간
내년엔 '라니냐' 현상에 곡물값 뛰는 '애그플레이션' 우려

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동시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10.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전 세계적 기후 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다시 발생하고 있는 '엘니뇨 현상'에 따라 설탕을 사용하는 식품 가격이 상승하는 '슈거플레이션'(sugarflati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엘리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해역에서 무역풍이 잦아들면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18일 KB금융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파급 효과를 진단한 '다시 시작된 엘니뇨, 뜨거워지는 지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엘니뇨의 발생 과정을 담은 △다시 시작된 엘니뇨 △과거 엘니뇨가 가져다준 교훈 △엘니뇨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엘니뇨 전개 예상 등으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엘니뇨는 '슈퍼 엘니뇨'로 확대될 가능성 높다. 이에 따라 원두와 원당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당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빵, 과자, 음료수 등 설탕을 사용하는 식품 가격이 상승하는 슈거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보고서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상 이변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 1차 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엘니뇨의 전형적 특징인 따듯한 겨울이 지속되면 겨울 의류와 방한 용품 판매 부진으로 의류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엘니뇨 시기에는 글로벌 곡물 수송량이 증가하면서 곡류, 목재 등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선창에 싣는 '드라이 벌크'(dry bulk) 관련 해운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온 다습한 겨울 날씨로 인해 작물이 부패되는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냉동 창고 등의 특수 창고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엘니뇨 현상 이후 태평양 동쪽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되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추운 날씨와 폭설이 예상된다.

이에 곡물가격이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실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기후 변화에 따른 경기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체계화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선제적 지원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