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수영장 지어놓고 6억원 적자…파도파도 나오는 공기업 방만경영
한국도로공사 직원용 수영장
이용률 저조 예상됐지만 개장
aT, 임직원에 年1.6% 특혜대출
HUG, 전세보증금 회수율 10% 미만
악성 임대인 ‘배째라’에 속수무책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5년 경북 김천에 신청사를 지어 이전하면서 직원용으로 수영장을 지었다. 약 2000㎡(605평) 규모로 성인 풀(25m×6레인), 어린이 풀(80㎡), 샤워실, 탈의실,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운영관리·시설관리·강사·안내 등을 위해 총 17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그러나 수영장 개장 직후인 2019년 5∼8월 넉 달간 월 이용자 수가 1만명 수준에 그치며 시작부터 1억55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후 도로공사는 2019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코로나19 등으로 수영장 운영을 중단했다가 올해 재개장했으나, 지난 1∼8월 이용자는 월평균 7500명에 그쳤고 이 기간 4억6500만원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금까지 총 적자액은 6억2000만원이다.
특히 재개장에 앞서 실시한 수영장 운영 방안 관련 용역 보고서에선 ‘인근 5㎞ 내 거주 인구가 거의 없고, 김천 시내에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이 이미 있어 이용률이 저조할 것’이란 점이 이미 지적됐다고 한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중금리보다 낮게 특혜 대출을 해준 공기업 사례도 지적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6~1.8% 수준의 주택융자금 대출상품을 자사 임직원들에게 제공했다.
aT는 올해 들어 주택자금 하한 금리를 3.5%로 올렸지만, 이 마저도 지침상 하한 금리(올해 1월 기준)인 5.34%보다 1.84%포인트 낮은 것이다. 생활안정자금 금리도 올해 1월 2.5%로 지침상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침 이율보다 낮은 금리로 사내 대출을 받은 aT 임직원은 총 244명으로, 지원액은 88억원에 달했다. 임직원 51명은 지침에 명시된 대출 한도를 넘어선 금액을 빌리기도 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올해 8월까지 ‘악성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 회수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단 한 푼도 되찾지 못한 사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지난 8월 기준 회수액은 1674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354억원보다 32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회수액이 전체 변제액의 10%에도 못 미친 셈이다. 이중 회수율이 0%인 악성 임대인 수가 200명(53.4%)으로 집계됐다. 8월 말 현재 미회수액은 1조5469억원으로 작년 말(8866억원)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미회수액이 늘어나면 HUG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해 보증 발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김 의원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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