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중동의 중재자’ 중국의 해법은?

허효진 2023. 10. 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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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흘 넘게 계속 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동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키워온 중국이 이번 전쟁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이 내용, 지구촌 돋보기에서 허효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중국이 '중동의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는데 중국의 영향력, 어느 정도 될까요?

[기자]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반대하는 중동 내 영향력을 높여서 미국을 견제해 왔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난 6월에도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정도입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당신(압바스 수반)이 올해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한 아랍 국가 원수이며 이는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팔레스타인 지원 확대를 약속하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이스라엘과도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와 무역을 늘려 경제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가져왔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올해 초에는 7년 전 국교를 단절했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회복을 성공시키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중동 내 중국의 손이 안 뻗은 곳이 없을 정도라 이번 전쟁에서 중국 스스로도, 또 국제사회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중국이 처음에는 중립 입장인 것 같았는데 서서히 팔레스타인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중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면서 평화와 휴전을 강조해 왔습니다.

[자이쥔/중국 중동 특사 : "우리는 휴전과 민간인 보호, 정세 완화, 평화 회담 추진 등의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합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중국의 수학적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나의 이스라엘보다 스무 개가 넘는 아랍 연맹국이 중국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건데요.

지지를 받는 것도 그렇고, 중국이 추진하는 육·해상 새 실크로드인 '일대일로'에 대한 투자 등 경제적으로도 아랍 나라들의 중요성이 큽니다.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이런 중국의 태도가 책임 있는 강대국의 모습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 발 더 들어갔는데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며 가자지구를 공습하는 이스라엘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친팔레스타인 색깔을 좀 더 분명히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때마침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늘 만나잖아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두고 어떤 얘기를 나눌까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 전쟁에 대해 사실상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도 전쟁을 멈추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적·외교적 노력을 다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발표할 거라 예상됩니다.

중국은 앞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춰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었는데요.

러시안이 안건으로 부친 결의안에는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 구호물자 허용,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하자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우크라이나 침공을 눈가리기하는 데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중국도 궤를 같이 하고 있는거죠.

이 결의안은 하마스 규탄 내용을 포함하지 않아 유엔 안보리에서 어제 부결됐습니다.

[앵커]

그래도 미국 역시 중국에게 확전을 막아달라고 손을 내밀었네요.

[기자]

두 국가 모두 이번 전쟁이 커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건데요.

미국의 요청으로 우리 시각 14일,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확전을 막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사실상 이란을 움직여 달라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고 높아진 중동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역할할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번 전쟁으로 중국은 확실히 외교 시험대에 오른 것 같은데 어떤 해법을 낼까요?

[기자]

역사가 깊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 중국은 늘 '두 국가 방안'을 고수해 왔습니다.

'두 국가 방안'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국가로 공존하는 걸 말하는데요.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인정을 받아야 이스라엘도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우선 휴전을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걸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계기로 '두 국가 방안' 이행도 본격 촉구할 걸로 보이는데요.

중국은 이번 주 자이쥔 중국 중동특사를 중동으로 보내 해법을 모색합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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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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