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파워시스템 "세계 최초 연내 100% 수소 전소 도전"
[플로리다 주피터= 박한나 기자] "노후화된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의 가스터빈에 저희가 국산화한 '연소기'를 적용해 연내 100% 수소 전소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성공할 경우에는 세계 최초이기 때문에 발전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굉장히 클 것입니다."
손영창 한화파워시스템 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주피터시에 위치한 PSM본사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수소 혼소 사업의 현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80MW급 중대형 가스터빈을 활용해 수소 혼소율을 60%까지 끌어 올린 데 이어 불과 6개월 만에 지금까지 시도조차 없었던 100% 수소를 이용한 발전소에 도전하는 것이다.
◇전례없던 '수소전소 100%' 도전장…"정부와 신재생 전력 분류 논의 중"=
한화파워시스템은 2026년까지 오직 수소 연료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전소 발전을 상용하는 게 목표다. 2027년부터는 국내 상용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100% 수소전소에 성공하는 것은 수소라는 연료가 발전에 활용됨을 검증한 것을 의미한다.
손 대표는 "상용화에 성공하면 이는 '이산화탄소 제로'이기 때문에 가스발전이 아닌 신재생 전력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시행규칙, 시행령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PSM, 토마센에너지와 한국, 미국, 네덜란드 3개국 거점을 연계해 청정수소 생산과 활용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PSM과 토마센에너지는 각각 1999년, 1896년 설립된 가스터빈 부품업체로 2021년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손 대표는 "문제 없이 100% 수소전소로 LNG 발전소를 운영하는 게 실증된 이후라면 수소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며 "향후 GE, 지멘스 등이 기술을 따라오겠지만, 비즈니스를 선점해 돈 버는 구조로 만드는 것을 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연소기 핵심기술 보유한 PSM=
PSM은 수소혼소 발전의 핵심 중 하나인 연소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소수기업이 가진 연소기 기술을 해외 기술의 의존없이 독자적으로 연소기 기술을 국산화한 만큼 외화 유출을 줄이고 있다.
또 PSM사업의 한 축은 LNG가스터빈을 정비하고 부품을 수리·공급하는 애프터마켓 서비스다. PSM은 독자기술로 10개국 이상에서 100건 이상의 중대형 LNG 가스터빈을 개조·개량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손 대표는 "원제조사들은 새기계를 팔기 원하지만, PSM은 부품들을 다 뜯어 교체하고 수리해 노후화된 가스터빈의 성능을 업그레드하고 20년 정도 수명을 연장해준다"며 "연료 전환 시점에는 수소로 개조하기 때문에 발전소 오너, 정부 입장에서 모두 환영할만 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PSM공장 내부에서는 작업자들이 가스터빈의 성능을 개량하거나 부품을 교환·수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로봇팔처럼 생긴 레이저 스캐닝 장비인 'CMM'이다. 김만호 PSM 디렉터는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때문에 원제작사의 도면을 직접 참고하지 않는다"며 "CMM으로 도면을 측정하기 때문에 전체 모든 부품의 수리 역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PSM의 모니터링센터는 24시간 365일 전세계 5개국 25개사를 대상으로 스팀터빈과 가스터빈 등 100여개 이상의 발전자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이상 현상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조기 경고하고, 디지털 트윈과 예측 분석 기능까지 지원한다.
◇"암모니아로 연구방향 틀었다"
손 대표는 "수소는 어느 정도 연구를 마무리했다고 보고, 이제는 암모니아 연구로 방향을 틀었다"며 "수소는 빠른 기화로 인해 배로 수송이 안되기 때문에 암모니아를 연료 자체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 원자 3개와 질소 1개가 결합한 화합물인 암모니아는 제조 과정이 단순하고 상온에서 쉽게 액화돼 수소의 저장과 운반체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이미 암모니아 연소기의 설계를 1차로 끝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부터 단계적인 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에서 암모니아를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선박을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만큼, 암모니아 연소기가 성공할 경우 신사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손 대표는 "미국을 움직이는 힘은 환경이라기보다 돈이지만 탄소 감축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돈이 미국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블루수소에 참여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탄소포집 기술이 앞선 것도 탄소를 포집하면 톤당 80불 정도의 미국정보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미국에서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유럽은 환경이슈에 초점을 맞춰 규제를 하다보니 경제가 따라가는 모양인데, 한국이나 일본은 원전이나 신재생에너지가 정치적인 이슈에 녹아들어 있다"며 "순수하게 이산화탄소 제로나 지구환경, 이에 따른 대한민국의 향후 산업 발전성을 논의해가는 방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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