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일본에서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여성의 신원이 연극배우 아리아 키이(25)로 확인됐다. 그 배경에는 이지메(집단 괴롭힘)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18일 일본 주간 슈칸분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7시께 효고현 다카라즈카시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지품 등을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은 다카라즈카 가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아리아 키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숨지기 전날 어머니에게 “정신적으로 붕괴하고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망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아리아가 연습 중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극단 관계자는 "연습 중에 선배들 4명이 ‘후배들 실수는 모두 네 책임’이라거나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언어폭력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극단 선배가 앞머리를 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고데기를 이마에 지져 화상을 입히는 등 아리아가 평소 왕따를 당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러한 고데기 괴롭힘은 전세계적인 히트작인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어서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사건이 커지자 다카라즈카 가극단은 공연을 취소하고 자체 조사팀을 꾸려 아리아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극단 관계자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고데기 관련 보도에 대해 “내부 조사 결과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며 “다만 실수로 고데기가 얼굴에 닿았다는 증언은 있어서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따설을 부인한 것.
다카라즈카 가극단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뮤지컬 극단으로, 남성 역할도 여배우가 연기하는 점이 특징이다. 단원은 전원 다카라즈카 음악학교 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되며 엄격한 교칙 아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리아 키이는 2015년 다카라즈카 음악학교에 입학한 뒤 2017년 입단해 배우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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