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기현 2기 체제'에 "尹이 나서서 치르는 선거라면 고맙다"

비주류 유승민·이준석 언급하며 與 분열 기대…"'분당 예고 쇼' 느낌"
'이종석 헌재소장' 지명 가능성엔 "논란 무릅쓰고 또 친구 손 잡는 것"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국민의힘이 지도부 재편으로 '김기현 2기 체제'를 출범한 것을 평가절하하는 언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도 김기현 대표가 자리를 지킨 만큼 당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을 통해 '불통' 프레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의겸 의원은 1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모든 사람이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생각하지 않나"라며 "저희는 김 대표 체제로 가주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여전히 (여당에) 장악력을 행사해 총선을 치르게 될 텐데 (여권에) 심판이 내려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나서서 치르는 선거라면 저희로서는 고맙다"고 언급했다.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 비주류인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당 지도부와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여권의 분열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의원은 '12월쯤 당을 떠날지 선택하겠다'고 하고, 이 전 대표가 한 눈물의 기자회견도 심상치 않다"며 "'분당 예고 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국민의힘은 심리적인 분당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총선에 사활을 건 대통령이 이준석, 유승민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고 신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적었다.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가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기준은 분명하다"며 "사법부 독립을 지키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추고,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갖춘 인사를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 재판관을 지명한다면 논란을 무릅쓰고 또다시 친구의 손을 잡는 것"이라며 "국가 요직은 사사로운 친구 찾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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