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첨단공정 양산 지연…삼성전자 추격 기회 잡을까
1.4나노 공장도 지역 주민 반대 부딪혀 보류
삼성전자 등 거센 추격…인텔도 내년 1.8나노 개막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첨단 공정이 속속 지연돼 생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현재 TSMC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차세대와 차차세대 공정까지 생산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맹추격을 받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대만 신주 바오산 지역에 건립 중인 2나노 공장을 2025년 2분기에나 완공할 전망이다. 2나노는 TSMC가 이미 양산에 들어간 3나노보다 더 앞선 차세대 공정이다.
TSMC는 당초 2025년 2분기에 2나노 기반의 반도체를 양산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공장 완공이 늦어지며 생산 시기도 연기될 조짐이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둔화로 TSMC의 바오산 공장 건설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나노 공장이 빠르면 2025년 4분기부터 월 3만개 웨이퍼 수준으로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TSMC가 신규 도입하기로 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법의 수율 안정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보다 전력 효율이 더 높은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에서 GAA 공법을 도입해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TSMC는 상대적으로 늦은 2나노 때부터 GAA 공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만일 초반 수율 관리가 어려울 경우 2026년 이후로 2나노 양산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TSMC의 차차세대 공정 도입도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TSMC는 1.4나노 공장 증설을 포함한 '룽탄 과학단지 3기' 확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대만 정부의 결정으로 공장 건설에 필요한 토지를 수용당하게 된 북부 타오위안 룽탄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TSMC는 결국 이 지역에서 추진하던 건설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TSMC는 해당 롱탄에서 2026년까지 1.4나노 공장을 짓고,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체 부지 확보 등 공장 완공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TSMC 주춤…삼성·인텔·日, 추격 가속화 전망
삼성전자는 이미 GAA 기반 3나노 공정의 안정화에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3나노 공정 수율은 60% 이상으로, TSMC와 견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확보에도 성공하며, 내년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2025년 모바일 향 중심으로 2나노 공정(SF2) 양산, 2027년 1.4나노 공정 생산 계획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현 로드맵 대로라면 삼성전자가 3나노에 이어 차세대 공정도 TSMC보다 앞서 양산에 착수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차세대 공정 도입 연기는 먼저 3나노에서 GAA로 전환한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6.4%, 삼성전자가 11.7%로 아직 격차가 크다.
여기에 인텔도 최근 올해 연말에 3나노 양산에 돌입하고, 내년 1분기 1.8나노 웨이퍼를 생산 라인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도 정부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3조4000억엔(30조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2027년 목표로 도요타·소니 등 8개 일본 기업이 합작한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를 통해 2나노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TSMC도 경쟁업체들의 추격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외신에 따르면 TSMC의 창립자 모리스 창은 최근 열린 사내 행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앞으로 몇 년 동안의 경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며 "경쟁자들과의 경쟁은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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