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편의점 PB 우유, 메이저 유업체서 만드는데 더 저렴한 비결

제품 차이 거의 없지만 마케팅·유통 비용 차이
겨울철 우유 생산량 늘고 소비 줄어 프로모션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2일 오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2023.10.0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최근 우유 가격 인상으로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자체 생산(PB)하는 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PB우유는 대부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건국우유·부산우유 등 주요 우유 제조사에서 생산하고 자사 제품과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마케팅·물류 비용이 줄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계절에 따라 생산량과 재고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겨울엔 우유 생산량이 많은 반면 소비가 줄어 PB우유를 생산하는 양이 늘고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 실질적인 구매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마트와 편의점에서 생산하는 PB우유는 대부분 주요 우유 제조사에서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PB우유 '오늘좋은 1등급'은 건국우유에서 생산한다. ▲홈플러스의 '시그니처1A'는 연세우유, '심플러스'는 부산우유 ▲이마트의 '피코크 A클래스'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에서 만든다.

▲노브랜드의 '굿밀크'는 부산우유와 데어리젠에서 제조한다. ▲이마트24의 '하루e한컵'은 동원F&B에서 만들고, ▲세븐일레븐의 '세븐셀렉트 굿민 흰우유'는 남양유업 ▲CU '헤이루'는 매일유업 ▲GS25의 '유어스925'는 남양유업에서 생산한다.

PB우유를 생산하는 유업체들은 모두 자체적인 우유를 생산한다. 다만 PB로 판매하는 제품들과 가격 차이는 약 1000원까지 난다.

PB우유는 제조사의 브랜드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제품상 큰 차이가 없지만, 마케팅과 물류 비용이 적게 들어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유 업체들이 자체 생산하는 우유들과 PB우유들의 품질 차이는 크지 않다고 알려져있다"면서도 "마트로 직접 납품해 물류 과정이 적고,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아 우유 업체들의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이 비교적 낮다"고 설명했다.

계절 특성상 PB우유의 가격이 더 낮아지는 거라는 분석도 있다. 낙농가에서 키우는 소들은 대부분 홀스타인 종으로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해 여름보다 겨울에 우유 생산량이 더 많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더위에 강한 저지 종을 도입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더해 겨울엔 여름에 비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든다. 우유 뿐 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도 줄면서 우유 재고가 늘어나는 것이다. 우유 업체들은 상생 차원에서 낙농가로부터 납품받는 우유의 양을 계절마다 큰 폭으로 바꾸지 않고 이런 부담을 떠안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유 업체들은 겨울에 재고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교적 수익성이 낮더라도 PB제품을 만들거나 분유를 만든다"며 "이러다보니 겨울엔 PB우유 생산량도 늘어나는데, 겨울엔 소비가 적어 마트나 편의점에서 할인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 여름보다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낙농가와 유업체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10월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인상했다. 원유 기준 가격은 이달 1부터 음용유(흰우유) 기준 ℓ당 88원 인상해 1084원이 됐다. 가공유는 ℓ당 87원 올라 887원이 된다.

이에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의 주요 유업체들은 흰우유 가격을 약 8%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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