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의협 "파업 좋아할 의사가 어딨겠나…다른 방법 없어 좌절감"
- 2년째 협상 중인데 '1000명 증원'? 굉장한 충격
- 긴급회의서 '협상 의미 없는 것 아니냐' 성토
- 의사 절대수 부족하지 않다…분포가 문제
- 필수의료 지방의료 공백? 원인 따로 있어
- 수가 정상화가 우선…정원 늘리면 의료질 하락
- 의사공급 늘면 수요도 유발돼, 전체 의료비 폭증
- 2020년 상처에 파업 원치 않지만…내부 고민 중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3년 10월 18일(수)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김태현 :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의사협회는 반대하고 있고요. 그런데 청취자 한 분께서 문자를 주셨어요. "이해가 안 가는 게 맨날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면서 왜 정원을 늘리겠다는데 반대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의협의 입장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 김이연 대변인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이연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어제 긴급의료계대표자회의를 열었다고 하던데 어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 여기에 대한 대응책 나온 게 있습니까?
▶김이연 : 지금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어떤 공식적인 발표가 현재 있는 상황은 아닌데요. 알려진 바로는 1000명이다, 2025년이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보도가 되고 있어서 의료계에서는 굉장히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의료계가 지난 2년간 정부와 소통과 협력을 하면서 이 문제를 포함한 의료계 전반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계속 저희 협상 테이블에서 떠난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계속적으로 논의하고 소통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도 알지 못하는 사실들이 너무나 기정사실인 것처럼 돌아다니니까 의료계에서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이게 정말 국민분들한테 이득이 가게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가 걱정스럽습니다.
▷김태현 : 어제 회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김이연 : 회의 분위기는 저희가 2020년에 사회적으로 극한 갈등을 겪은 다음에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상흔이 깊었는데요. 그때 저희가 합의문이라는 정부와 의료계의 약속을 작성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코로나19가 안정화가 되면 그때 안정적인 상황에서 이 부분을 이성적으로 논의하자고 준비를 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그렇게 준비하고 협상하겠다고 협상 자리에 가 있고 했던 부분들이 다 부정된 것 아니냐, 소위 말해서 소통이 실패한 것 아니냐, 소통이라는 건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 이런 내부적인 비판을 의협 집행부가 의협 회원분들로부터 굉장히 성토를 받았고요. 또 그럼 우리는 사회적 약속이나 이런 것들이 효력이 없다고 하면 어떤 방식으로 가야 되는가, 이런 고민들을 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대변인님, 그럼 의협에서 반대하는 이유가 의사 수 확대라고 제가 하겠습니다, 의대 정원이니까. 의사 수 확대 자체에 반대하는 겁니까 아니면 1000명이라는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겁니까 아니면 왜 우리와 협의 없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냐 이겁니까?
▶김이연 : 앵커님 말씀해 주신 것처럼 세 가지 모두 다 문제가 될 수가 있겠는데요.
▷김태현 : 그러면 1명이라도 늘리는 것 자체를 반대하시는 건가요?
▶김이연 :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무엇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구심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사회가 지금 의료계에서 접하고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의사가 부족한 영역이 분명히 있는데요. 흔히 말하는 필수의료영역, 응급의료영역 이런 부분들이잖아요. 또 지역에 한지에 계시는 분들이 혹시나 의사를 못 만날까 봐 하는 지역의료 공백의 문제 이런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 한편에 보면 미용이나 성형이나 이런 인기과라고 하는 소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경쟁을 통해서 지금 전문의가 배출되고 있거든요. 이 말인즉슨 어떤 특정과들, 필수의료과에 해당하는 과들은 기피과에서 심지어는 회피과로 열악해지고 있고 어떤 과들은 그 안정성 때문에 자꾸 인기가 높아지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의료계가 단순히 돈이라고 하는 어떤 세속적인 속물적인 그런 속성에 의해서 결정되는 부분이 아니라 어떤 영역은 굉장히 근로하기 힘든 아주 열악한 영역으로 계속 추락하고 있고 어떤 영역은 시장의 도움을 받아서 그나마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고 있다는 그런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것 때문에 발생하는 의사 수의 분포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
▷김태현 : 절대수는 부족하지 않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김이연 : 그렇죠. 전체 수에 대해서는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한 어떤 부족하다는 근거라든지 설득될 만한 연구 결과를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김태현 : 대변인님, 수가 조정의 문제는 여러 번 의사협회에서도 제기해 왔고 제가 알기로는 보건복지부에서도 당장은 아니지만 그건 개편하겠다는 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론도 마찬가지고요. 단순히 수가 조절한다고 소아과 의사가 확 늘어나고 지방의 의사 수가 확 늘어나서 지방의료의 공백이 메워지겠습니까? 절대적으로 의사 수가 많지가 않은 상황에서요.
▶김이연 : 절대적으로 의사 수가 많지 않다는 것 자체가 그 부분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현재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분포가 문제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미용을 하겠다고 전문의를 아예 안 따거나 아니면 다른 과를 경쟁해서 들어가는 그 인력이 과거에도 5년, 10년, 20년 전에도 의사 수는 지금보다 2만 명, 5만 명 적었는데요. 그때 필수의료영역이 비어 있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지금 의사 수가 5만 명 이상 늘어났다고 할 때, 20년 전보다. 지금은 왜 필수의료 자리가 비어 있냐. 그것은 필수의료 자리가 기피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의사 수가 정말로 부족해서 그런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이 현상에 대한 원인을 짚어야지 해결이 되지 양적으로 들이붓는다고 해서, 즉 국민분들이 의료비 부담을 총량을 더해 가면서 의사 수를 늘려서 의료인력이라고 하는 인건비를 증가시킴으로 인해서 해결이 자연스럽게 된다? 이것은 굉장히 동화적인 기대라고 저희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태현 : 그럼 의협 입장에서 의협이 요구하고 있는 예를 들면 수가 조정이라든지 이런 부분들, 이걸 정부가 같이 추진하겠다고 하면 그 상황에서도 의대 정원, 의사 수 확대에 대해서 절대 반대하시는 겁니까?
▶김이연 : 지금 그 얘기를 필수의료 관련해서 의료현안협의체를 저희가 먼저 의료계에서 제시해서 열네 차례 가까이 회의를 하면서 그런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해결방법들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공감하고 계획을 준비하시고 계시고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공감대가 그 부분이 형성돼 있는데요. 다만 저희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필수의료를 정상화하는 것, 수가라는 것은 의사들이 가져가는 개인적인 수입이 아니고 그 의료현장, 수술방의 시설, 같이 일하는 의료인력의 인건비 이런 부분들까지 다 포함된 의료의 질을 표상하는 가격이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어서 뇌수술하는 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5000만 원인데 한국에서는 300만 원에 하고 있다. 그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가 않거든요. 질이 떨어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현장을 바로 옆에서 직접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분들이 의사분들이시기 때문에 이분들이 의료질이 떨어지고 환자분들이 더 낮은 의료의 혜택을 보시지 못하는 부분을 너무나 속상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수가라는 부분은 당연히 정상화가 우선되어야 하는 부분인데요.
▷김태현 : 그 부분은 보건복지부에서도 인지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대변인님, 제가 진짜 궁금한 건 의사 수를 늘리는 게 지금의 어떤 지방의료 공백이라든지 불균형을 해결하는 해결책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의사 수 늘어나면 국민들한테 어떤 막대한 피해가 옵니까?
▶김이연 : 일단은 항간에 도는 것처럼 200명부터 1000명, 3000명까지도 얘기가 나와서 이 숫자 자체가 정말 근거가 없는 것이 드러나 있는데요. 일단 10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 연간 3000명의 의사가 나오면 1000명이 증가하면 130%가 증가하는 거잖아요. 그랬을 때 130%의 의료총량이 늘어난다고 보시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3000명이 증가하면 2배가 증가하는 거니까 의사가 배출된 다음에 가만히 월급만 받으면서 있지는 않을 거잖아요. 의료행위를 하게 됩니다. 의료행위를 하는 순간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의료비가 발생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의료비의 부담 자체를 10년 후부터 우리 사회가, 우리 미래세대가 부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고요.
▷김태현 : 대변인님, 그 말씀은. 말씀 끊어서 죄송한데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가 자꾸 치료를 하니까 없던 병도 생기고 없던 환자도 생긴다, 그 말씀이신 거예요?
▶김이연 : 없던 병이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요.
▷김태현 : 방금 전에 의료비가 늘어난다는, 의사 수가 늘어나면 진료행위를 하니까 의료비가 폭증한다는 그 말씀을 하셔서.
▶김이연 : 그래서 의사라는 직종 자체가 공급이 되면 공급으로 인해서 수요가 유발되는 그런 직종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그게 없던 병을 만들어서 환자분이 오지는 않겠지만 의사를 만나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고 봤을 때 오셔서 나는 이러이러한 증상을 해결 받고 싶어요 하는 영역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일단은 의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진찰료라고 하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런 혜택을 위해서 저희가 의사를 늘리자고 말씀, 접점을 늘리자고 말씀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랬을 때 비용이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저희가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 어제 나온 얘기들 보니까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할 경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거다,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 얘기는 정부가 강행하면 총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들리기도 하는데 맞습니까?
▶김이연 : 저희가 이미 2020년에 불행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국민분들도 굉장히 걱정 많으셨고 의료계에서도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고 하는데요. 그러한 상황을 예방하고자 사실은 지난 2년 동안 의료계가 정부와 소통하고 국민분들께 많은 부분을 현실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해 왔는데 지금 강행이라고 하는 부분은 그러한 소통이라든지 협력의 가치가 의미가 없다고 폐기처분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럴 때는 과연 의료계는 어떤 식으로 위험에 대해서, 문제에 대해서 제기를 해야 되는가 이런 고민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파업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훨씬 당연히 크죠. 환자분 진료하는 것 이미 다 예정돼 있고 예약돼 있고 내가 늘상 보던 환자분들에게 불편을 드리는 것을 좋아할 의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정상적인 방법으로 소통적인 방법으로 시도를 하고 하고 노력을 했는데 그것이 무효하다 그랬을 때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파업이나 아니면 보건의료노조의 파업과 같은 그런 방식만이 우리 사회에서는 통하는 것인가,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요?
▶김이연 : 그런 얘기들이 내부적으로는 이렇게 소통이 실패하고 효용이 없는데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문제제기들이 굉장히 급격하게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김태현 : 만약에 그렇게 되면 본인들의 어떤... 국민들 입장에서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밥그릇 지키기라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까? 현실적으로. 본인들의 어떤 밥그릇 지키기를 위해서 국민 건강을 볼모로 삼았다, 이런 역풍에 시달릴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김이연 : 맞습니다. 그 부분이 사실은 일단은 그런 의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밥그릇, 우리 10년, 20년 후의 의료비라는 그런 내 밥그릇은 작아지는 문제죠. 그리고 건강의 질이 떨어지지 문제를 같이 고민해 주십사 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지만 실제로 내가 원래 진료 보려고 했는데 이제 불가능하다고 하고 수술이 밀리고 이러면 굉장히 불안하시고 스트레스를 받으시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의료계가 받을 비난에 대해서도 저희도 너무 충분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라서 저희는 현재로서 정부의 발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면서 보고 있지만 어떤 사회적인 그런 합의라는 부분이 또는 협력이라는 부분, 대화나 소통이라는 부분이 정말 작동하지 않는다 그랬을 때는 그것이 준법투쟁의 형태가 되든 아니면 어떤 의사표현의 적정성에 있어서는 실효가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다른 사회 부문을 참조해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의사협회 김이연 대변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이연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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