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TS, 수출역군된다’ 외국인 관광객 관람료도 수출실적 인정

대외무역법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 외화획득 범위 포함

8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특설무대에서 열린 영동대로 K-POP 콘서트 무대 위로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케이-팝(K-POP) 공연 관람권 구매액도 수출실적으로 포함된다. 또 외국기업이 국내 창고에 제품을 보관할 경우도 수출실적으로 인정된다.

일각에선 이를 놓고 12개월째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수출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을 당시에도 면세점에서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국산품을 수출로 인정한 바 있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외무역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오는 30일까지 입법예고한 상태다.

개정령(안)에는 국내에서 구매한 후 생산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상태로 외화획득에 제공되는 물품등도 외화획득용 제품에 포함되도록 명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현행 대외무역법 시행령상 용역의 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무역에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13일 오후 부산 남구의 한 카페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 생일을 맞아 전세계에서 모인 아미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곳은 BTS 지민 부친이 운영하는 곳이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건설설계용역, 창고보관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도 수출실적으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국내기업이 외국에서 건설설계 용역을 수주할 경우도 수출실적로 포함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BTS, 블랙핑크 등 케이-팝 공연 관람권을 구입해도 외화획득으로 간주돼 수출실적으로 인정된다. 이로써 케이-팝 공연기획사도 관련 수출실적을 인정받아 무역보험과 무역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해외전시회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된다.

개정령(안)이 시행될 경우,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가 무역에 포함돼 부가가치세(공급가액의 10%)법 시행령을 적용받아 관련 세금을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아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예를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1만1000원의 케이팝 공연 관람권을 구입할 경우, 부가가치세 1000원을 처음부터 내지 않아도 돼 1만원으로 구입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현행 무역에 포함되는 용역의 범위에 새롭게 대두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포함해 원활한 수출지원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진한 수출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19개월째 수출 감소세를 기록했던 직후인 2016년 10월 면세점에서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국산 물품을 수출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외무역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시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면세점에서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국산품이 수출실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화획득은 수출에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입법예고된 대외무역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도 외화획득 용역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케이-팝 공연을 보거나 레프팅 등 스포츠 체험을 할 경우도 외화획득으로 보고 수출실적으로 포함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관련 업체들이 수출실적을 인정받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밟을 경우, 이르면 올해 연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