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계열사 FMK, 직원에게 8000만원 청구…무슨 일?

유희석 기자 2023. 10. 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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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이탈리아 최고급 슈퍼카를 수입·판매하는 효성그룹 계열사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가 직원에게 수 천만 원 상당의 차량 수리비를 청구하고, 연고지가 없는 지역으로 직원 근무지를 강제 전환하는 등 도 넘는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편 효성그룹 지주회사인 ㈜효성이 지분 100%를 보유한 FMK는 슈퍼카 수입·판매사로 효성그룹이 지난 2015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사돈 기업인 동아원으로부터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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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마세라티 수입사 FMK 노사 갈등
업무상 과실 직원에 8000만원 손해배상
부산지역 직원 서울·경기로 강제 전환도
[서울=뉴시스] 이탈리아 슈퍼카 페라리 수입사 FMK가 운영하는 한 전시장에 FMK 노조의 요구 사항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는 모습. (사진=FMK 노조 제공) 2023.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이탈리아 최고급 슈퍼카를 수입·판매하는 효성그룹 계열사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가 직원에게 수 천만 원 상당의 차량 수리비를 청구하고, 연고지가 없는 지역으로 직원 근무지를 강제 전환하는 등 도 넘는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FMK는 효성그룹의 지주회사인 ㈜효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로 슈퍼카를 수입·판매한다. FMK는 원래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장인 기업인 동아원 소유였는데, 기업이 부실해지자 ㈜효성이 2015년 동아원으로부터 인수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 성수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FMK 소속 L모 대리는 최근 엔진 수리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엔진 누유 수리 작업 중 볼트 하나가 엔진으로 들어간 것을 파악하지 못해 엔진이 큰 손상을 입은 것이다.

해당 차량은 가격이 4억원을 훌쩍 넘는 '페라리 812' 모델로 엔진 교체 비용만 70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처음 엔진 누유 수리비 480만원, 피해 보상 700만원 등을 포함하면 이 사고로 발생한 비용은 총 8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정상적인 업무 중 발생한 사고였지만, FMK는 L대리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사고를 냈으니 알아서 퇴사하라는 압박이었다. L대리가 권고사직을 거부하자, FMK는 소송을 통해 수리비용 일체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위협했다.

FMK 노조 관계자는 "L대리는 평균 5일 걸리는 엔진 수리 작업을 4일로 줄이라는 사측 압박 속에서 무리하게 작업하다가 실수를 한 것"이라며 "이를 빌미로 권고사직을 종용하고, 손해배상 청구까지 진행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개인 과실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한 일반적인 업무상 사고는 직원이 책임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페라리 수입사 FMK가 작업 중 실수를 한 직원에 관련 비용을 청구한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 중 일부. (사진=FMK 노조 제공) 2023.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노조에 따르면 페라리 강남서비스센터에서는 직원들이 모은 회비로 사고 비용을 처리하고 있다. 매달 직원들이 강제로 1만원씩을 모은 뒤 이 돈을 작업 시 발생한 사고 비용이나 회식비, 용품 구입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FMK는 서울권 직원을 경기 평택항에서 진행되는 PDI(차량 인도 전 검사) 지원 업무로 보내거나, 희망퇴직을 거부한 부산 지역 마세라티 서비스센터 직원을 서울 강남이나 경기 성남 분당 등으로 강제 전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FMK는 부산 지역 마세라티 사업권(딜러권)을 지속적인 적자를 이유로 부산·경남권 수입 판매사인 동성모터스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직원을 대상으로 기존 지급된 임금을 회수하고 있기도 하다.

FMK 노조는 사측의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해 지난 8월부터 쟁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서비스센터 지원, 당직, PDI 지원 업무를 거부하며 회사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FMK 관계자는 "노사 사이에 이견이 있어 교섭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그룹 지주회사인 ㈜효성이 지분 100%를 보유한 FMK는 슈퍼카 수입·판매사로 효성그룹이 지난 2015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사돈 기업인 동아원으로부터 인수했다.

조 회장은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과 함께 FMK 등기이사로 이름이 올라있다. 효성그룹은 FMK 외에 더클래스효성(메르세데스-벤츠), 효성토요타(토요타), 효성프리미어모터스(재규어랜드로버) 등의 해외차 수입·판매 계열사도 두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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