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딱 망한 연구 자랑합니다” KAIST ‘실패 공유’ 이색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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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않은 케미컬 단 0.1mL때문에 모든 실험계획을 취소했다. 원래 주말까지 반납하며 진행하려 했던 건데. 0.1mL의 부족함으로 어제들인 시간과 노력이 다 허사가 됐다."
인기상(청중 현장 투표 기준 최다 득표자), 마상(가장 마음 아픈 실패 경험 발표자), 떡상(가장 응원하고 싶은 발표자), 연구대상(자신의 실패를 가장 흥미롭게 풀어낸 발표자) 등 재치 있는 수상 부문을 만들어 다소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인 분위기에 익숙한 KAIST 학생들이 유쾌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안전한 방식으로 동료들과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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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얼마 남지않은 케미컬 단 0.1mL때문에 모든 실험계획을 취소했다. 원래 주말까지 반납하며 진행하려 했던 건데. 0.1mL의 부족함으로 어제들인 시간과 노력이 다 허사가 됐다.”
카이스트(KAIST)가 이색 실험에 나섰다. 학생들의 성공이 아닌 실패경험을 공유하는 행사를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KAIST는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을 ‘실패주간’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KAIST 실패연구소가 실패를 주제 삼아 처음 시도하는 행사로 전시·교류·강연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먼저 23일에는 대전 본원 창의학습관 1층 로비에서 ‘일상에서 포착한 실패의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이 열린다.
일·성장·생활·회복력 등 크게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일상에서 실패를 느낀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 당시의 생각을 기록한 메모가 함께 전시된다.
학생들이 경험하는 실패의 특성을 규명하고 건강한 개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재학생 31명이 참여했다.
KAIST 실패연구소 관계자는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느끼는 실패감에는 어느 정도의 보편성이 나타난다는 사실과 동시에 같은 실패라도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수집된 360여 개의 실패 장면 중 구성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중요한 공동체적 메시지를 담은 30개의 장면을 선별해 행사 기간에 전시한다.
11월 1일에는 학생들이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으로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실패학회: 망한 과제 자랑 대회’가 열린다. 학생동아리 아이시스츠(ICISTS)와 함께 진행하며, 재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학업 과제뿐만 아니라 연애·진로 등 인생의 과제에서 실패한 경험담을 발표한다.
인기상(청중 현장 투표 기준 최다 득표자), 마상(가장 마음 아픈 실패 경험 발표자), 떡상(가장 응원하고 싶은 발표자), 연구대상(자신의 실패를 가장 흥미롭게 풀어낸 발표자) 등 재치 있는 수상 부문을 만들어 다소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인 분위기에 익숙한 KAIST 학생들이 유쾌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안전한 방식으로 동료들과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11월 3일에는 리사 손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버나드 컬리지 심리학과 교수와 김수안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를 초청한 ‘KAIST 실패세미나’가 열린다.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 소장은 “성취와 성공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KAIST 학생들의 일상과 인생 여정에도 실패와 역경은 반드시 존재하며, 그 속에서 함께 배울만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KAIST 실패연구소는 2021년 6월 ‘QAIST 신문화 추진전략’ 조직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고 유연한 사고와 도전정신을 확대하기 위한 교육·연구·캠페인 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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