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도 없고 이자도 낮은데 왜 들어”…청년에게 외면받는 이 통장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0. 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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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매물. 사진=연합뉴스
청약통장을 외면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나 서울 인접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도 부모 지원 없이 분양대금을 납입할 엄두가 나질 않아서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약통장 순조성액은 2021년 12조8822억원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723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9623억원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순조성액은 청약통장 적립액에서 해지액을 뺀 돈을 말한다. 부동산 가격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적립액은 22조8863억원이었다. 그러나 2022년 18조1219억원, 2023년 상반기(1~6월) 7조6926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해지액은 2021년 10조41억원에서 2022년 18조8450억원, 2023년 상반기 8조6549억원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청약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이 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전에는 청약이 시세보다 주택을 싸게 살수 있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리와 원자재값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청약통장 금리는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목돈을 거치할 유인이 사라졌다.

청약 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한 것은 금리나 분양가 상승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시작됐다. 홍 의원실 자료를 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좌수는 2020년 474만8600개에서 지난해(337만9435개)까지 28.6% 감소했다. 반면 해지금액은 2020년 9조8252억원에서 2022년 18조7866억원으로 꾸준히 늘어 91.2% 증가했다.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에서 각종 우대금리·비과세 혜택을 추가한 ‘청년우대형 청약종합저축’도 외면을 받긴 마찬가지다. 신규좌수는 2018년 신설 후 주택청약종합저축에서 넘어온 ‘대환 수요’로 인해 2020년(15만8519개)까지 꾸준히 늘었지만, 이후 2년 연속 내리 감소해 2022년 9만344개로 줄었다.

홍 의원은 “정부의 유인책에도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과 맞물려 청약통장의 효용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중은행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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