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최애의 아이’ 신드롬… 부모는 ‘애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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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40대 김모(여) 씨의 9세 딸은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에 푹 빠졌다.
정 평론가는 "초등학생들은 열광하는데 정작 최애의 아이를 본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왜 우려하는지' 설명을 못한다는 의미"라며 "공감 섞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의 콘텐츠를 직접 소비한 후 공감의 측면에서 대화로 물꼬를 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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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향한 폭력적 시선 더해
삼촌팬이 아이돌의 자녀로 환생
미성년자 향한 불편한 설정논란
애니 속 댄스 ‘챌린지’ 유행하고
오프닝곡 日밴드 내한 공연 매진
“콘텐츠 소비를 무조건 막기보단
부모들이 직접 접하고 대화해야”
서울에 사는 40대 김모(여) 씨의 9세 딸은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에 푹 빠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 티빙 등에서 서비스되는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アイドル)’을 들으며 포토카드를 들여다본다. 상반기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와 함께 3050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붐이 10세 전후 아이들에게도 전파되며 새로운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애의 아이를 딸과 함께 보던 김 씨는 불편한 내용에 얼마 못 가 중지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일본 가요계를 배경으로 삼은 최애의 아이는 주인공인 남성 산부인과 의사 아마미야 고로가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 임신한 걸그룹 B코마치 멤버 호시노 아이가 낳은 쌍둥이 중 한 명으로 환생하는 설정이다. 최고의 걸그룹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비롯해 환생 전의 고로와 출산 후 재기한 호시노 아이까지 살해한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극이 가미된 복합장르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걸그룹을 향한 폭력적 시선과 ‘삼촌팬’이 좋아하는 걸그룹의 아이로 환생한다는 전개가 불편하다는 반응과 함께 엄마들의 원성이 높다. 게다가 출산하는 호시노 아이는 16세 미성년자다.
공교롭게도 최애의 아이의 국내 인기는 K-팝 걸그룹이 견인했다. 현재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아이브, (여자)아이들, 르세라핌의 멤버들이 작품 속 춤을 따라 추는 ‘최애의 아이 챌린지’에 동참했고 이 영상은 각각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초등학생들이 ‘최애’(가장 좋아하는) K-팝 걸그룹의 챌린지 영상을 통해 알게 된 일본 애니메이션까지 인기를 얻는 기현상이다. 이에 ‘아이돌’을 부른 일본 밴드 요아소비의 12월 내한 공연 티켓은 1분 만에 매진됐다.
최애의 아이는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고 정식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음성적으로 소비되던 일본 콘텐츠와 동일시할 수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과 SNS를 활용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츠를 접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를 교육해야 하는 부모들 입장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관점에서 이런 현상에 접근해야 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최애의 아이는 일본적 정서를 반영한 콘텐츠다. 한국에서 쉽게 허용되지 않는 설정을 일본 콘텐츠를 통해 소비하는 것인데,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이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콘텐츠에 대한 가치 판단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이 이를 흉내 내거나 좇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다양한 매체와 그 메시지를 이해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헤비(heavy) 문화 소비층이었던 X세대(1970∼1979년 출생) 부모들이 더욱 적극적인 소비 주체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임을 하지 않는 부모가 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무조건 ‘하면 안 된다’고 다그치면 자녀 세대들이 공감하지 못하며 반발심을 갖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정 평론가는 “초등학생들은 열광하는데 정작 최애의 아이를 본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왜 우려하는지’ 설명을 못한다는 의미”라며 “공감 섞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의 콘텐츠를 직접 소비한 후 공감의 측면에서 대화로 물꼬를 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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