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학생과 비누 만들고 제빵 체험… “의욕 늘고 성격 밝아졌어요”[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이소현 기자 2023. 10. 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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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하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평소에 엄마랑 하기 어려워서 못했던 것도 해 보고 좋아하는 음식도 먹으러 가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거든요. 같이 공부할 때도 학교나 학원에서처럼 다 공부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부분 위주로 공부할 수 있어서 특히 좋았습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지현(27) 씨는 "처음에는 멘티들이 멘토를 어색해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등 이야기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멘토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며 "함께 하고 싶은 활동은 물론, 학업에 대한 의욕, 밝은 성격과 도전정신 등 자신만의 장점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변화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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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강원남부하나센터 ‘마파람타고’
지역 대학생 멘토들과 팀 이뤄
기초학습 능력 향상목표 활동
참여 학생 장래희망 조사 거쳐
케이크 만들기 프로그램 진행
“평소에 하지 못한 경험에 재미”
위쪽 사진은 강원 원주시 강원남부하나센터의 ‘마파람타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탈북 학생들이 다양한 색과 모양의 비누 만들기 체험을 하는 모습. 아래 사진은 멘토와 함께 볼링 게임을 하고, 케이크를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초록우산 제공

“활동하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평소에 엄마랑 하기 어려워서 못했던 것도 해 보고 좋아하는 음식도 먹으러 가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거든요. 같이 공부할 때도 학교나 학원에서처럼 다 공부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부분 위주로 공부할 수 있어서 특히 좋았습니다.”

강원 원주시 강원남부하나센터가 지난 3월부터 이어오고 있는 ‘마파람타고’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문모(12) 양의 체험 소감이다. 마파람타고는 북한이탈주민 자녀의 학습과 궁극적으로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자 마련된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18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북한이탈주민 자녀 다수가 기초학습이 누적되지 않아 학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일부는 입국과 동시에 입학하게 돼 소통이 원활치 않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학교 부적응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원주에도 북한이탈주민 자녀 등을 지원하기 위한 다문화 학교가 지정돼 있으나 초등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에 불과해 교육적 방치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에 강원남부하나센터는 추가적인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껴 지난 3월부터 내달 30일까지 9개월간의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강원남부하나센터가 프로그램 시행에 앞서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원주권역 북한이탈주민 초·중·고 자녀는 총 86명으로 초등학생 43명(50%), 중학생 27명(31.4%), 고등학생 16명(18.6%) 순으로 많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멘티 18명 가운데 초등학생이 1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멘토로는 강원 지역 대학생 15명이 참여했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멘토와 멘티 간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을 시작으로 팀별 활동에 돌입했다. 총 14개 팀이 꾸려져 각 팀별 월 3회 이상 멘토링 활동을 갖고 ‘기초학습능력 향상’을 목표로 학습 멘토링을 실시했다. 결연식에서 수립한 연간 멘토링 활동 계획을 바탕으로 했다. 문화활동도 병행했다. 지난 5월에는 첫 번째 단체 문화활동으로 ‘비누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해 알록달록 오색 빛깔 조개 모양 비누와 피규어 비누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 7일 센터에서 이뤄진 ‘케이크 만들기’ 프로그램에는 멘토와 멘티 20여 명이 참여했는데, 멘티의 장래희망 및 희망 진로체험 활동 조사를 거쳐 체험 주제로 선정된 만큼 케이크 시트에 크림을 짜고 과일을 올리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프로젝트 중간에는 멘토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됐다. 사전 멘토 교육을 통해 멘티를 이해하는 계기를 한차례 마련했는데 멘토링 목적과 멘토의 역할을 되새기기 위해서였다. 멘토들은 개별 멘토링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나아가 아동·청소년,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으며 사기를 높였다.

프로그램 종료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센터에서는 프로젝트 자체 평가회와 종결식을 준비 중이다. 참가자들은 우수 멘토링 팀 사례 공유, 소감 발표에 이어 프로젝트 소개 기사를 작성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예정이다. 이들이 작성한 기사는 신문을 통해 지역사회에 알려지게 된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지현(27) 씨는 “처음에는 멘티들이 멘토를 어색해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등 이야기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멘토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며 “함께 하고 싶은 활동은 물론, 학업에 대한 의욕, 밝은 성격과 도전정신 등 자신만의 장점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변화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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