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난 차에서 우리 가족 구해준 아저씨… 언젠가 만나면 꼭 인사드릴게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전남교육감賞 순천왕운중 나연우 학생

2년 전 나를 구해주신 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 연우예요. 아저씨가 2년 전에 구해주신 바로 그 아이요.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가끔씩 아저씨가 생각나요.

2년 전 저희 가족이 타고 있던 차가 빙판길에서 미끄러졌고, 도랑에 빠져 차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죠. 차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저씨께서는 망설임 없이 달려오셔서 저희 가족을 차에서 꺼내주셨죠.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인데, 정말로 아저씨에게 감사드려요.

아저씨, 이제 와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저는 사실 그 일이 있기 전에도 빙판길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날 이후로 눈 오는 날 차를 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사고가 났던 그날도 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정말 어렵게 용기를 내서 간 것이었는데, 그렇게 다시 사고를 당하니 정말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 전에 당했던 사고가 생각나서 엄마가 어서 빨리 차에서 내리라고 말씀하시는 데도 차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 차 문을 열고 저에게 나오라고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바로 아저씨셨어요. 그 순간 그리고 그때 이후로 저는 깨달았어요. 사고가 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나를 구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요! 저희 가족은 정말 아저씨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도 다들 도와주기를 망설이고 있었고, 저희 차를 끌어내기 위한 견인 차량도 오기 힘들었던 그때,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저희 가족은 위험한 상황에서 나오기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저희를 꺼내주시고 ‘쿨하게’ 가신 아저씨. 그땐 경황이 없어서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네요. 그날 이후로 저는 트라우마도 극복하고, 이제는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며 잘 생활하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다 아저씨 덕분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때 아저씨께서 보여주신 용기와 대담함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라면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저씨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아저씨 같은 사람이라면 어디서 무엇을 하시든 잘하고 계실 거라 믿어요.

이 편지가 널리 퍼져나가 아저씨께서 이런 제 마음을 보시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다시 만난다면 그땐 정말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아저씨, 건강하세요.

연우 올림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