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손흥민, ‘비판 여론’ 시달리는 클린스만 감독 옹호

강동훈 2023. 10.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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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수원]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부임 후 줄곧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옹호했다. 특히 일부 팬들 사이에서 ‘전술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는 것을 두고 “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손흥민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둔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너무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손흥민은 예상을 깨고 선발로 출격했다. 사타구니 쪽에 문제가 생겨 소집 후 줄곧 회복 훈련에만 집중했던 터라 10월 A매치 평가전 2연전 모두 결장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튀니지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그는 이날 베트남전에선 그라운드를 밟아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몸 상태는 가벼웠다. 조규성(미트윌란)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나선 그는 중원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동료들과 원투패스를 주고받고, 빈공간을 찾아 들어가면서 위협적인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다만 손흥민은 생각했던 것보다 영점은 잘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제 이날 여러 차례 위협적인 기회가 찾아왔을 때마다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17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전진 패스를 받아 완벽한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놓쳤고, 8분 뒤엔 문전 앞에서 조규성이 패스를 내주자 논스톱으로 때린 슈팅이 크게 빗나갔다.

손흥민은 그러나 아쉬움을 뒤로하고 기어코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5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볼을 잡은 그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과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후 문전 앞으로 파고들어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으면서 마무리 지었다. 이와 함께 A매치 통산 38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을 하셨겠지만, 축구에서 당연히 이기는 건 없다. 선수들이 이런 것들을 잘 인지하고 경기장에 들어가서 대승을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오늘 경기에서 고쳐야 할 문제점과 숙제가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긍정적이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득점을 비롯해 공격 진영에서 많은 찬스를 만들어낸 손흥민은 “사실 제가 특별히 한 건 없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다”며 겸손을 표했다. 그러면서 “밀집 수비를 상대로 공격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한데 잘 이뤄졌고, 많은 골이 터졌다. 완벽한 패스를 준 것도 아니고 제가 무언가를 했다기보다는 다른 선수들이 다들 잘 해줘서 대승을 거뒀다. 저한테 지분은 크게 없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손흥민은 전반전이 끝난 후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두고 부상이 재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우려가 쏟아졌고, 팬들 사이에서는 하프타임 때 교체해서 휴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잇달아 나왔다. 그러나 그는 후반전에도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밟았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매번 부딪히고 치열한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부상이 걱정되면 이런 축구를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부딪히는 걸 좋아하고 이런 게 또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다. 전반전에 허벅지를 살짝 부딪히긴 했는데 그렇게 크게 지장은 없어서 풀타임을 소화했다”며 몸 상태나 컨디션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손흥민은 부임 후 ‘잦은 외유’와 ‘근무 태만’ 논란에 더해, 전술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을 옹호하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는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함께 전했다.

손흥민은 “감독님은 항상 소집 때마다 많은 것들을 요구하시고, 또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신다. 오늘도 이전과 다른 포메이션을 시도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뒷공간을 파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시고, 또 언제나 무실점으로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소하고 또 기본적인 것들을 많이 주문하신다”며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 과정에서 많이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튀니지전 당시 선수들끼리 경기 도중에 위치를 바꿔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으로 지시하는 게 없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 너무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제가 볼 땐 포지션에서 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이)강인이가 가운데서 플레이할 수도 있고, (이)재성이가 밖에 나가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는 각자 어느 포지션에 뛰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위치에 있을 때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 저희끼리 약속된 플레이를 잘 인지하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모든 선수들이 분명히 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지만 각자 좋아하는 포지션도 다르고 위치에 따라서 활약이 달라지는 선수들도 있다. 항상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논의하고, 또 자유를 많이 부여하신다. 선수들끼리도 경기장에서 자기가 잘하는 플레이, 좋아하는 플레이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저도 마찬가지로 경기가 안 풀릴 때는 내려가서 플레이한다. 그럴 때는 재성이나 (황)인범이가 더 올라가서 플레이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너무 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뒤 “분명히 선수들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스위칭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건 어디까지나 분명히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포지션에 있을 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만 잘 인지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끝으로 손흥민은 “2경기에서 10골을 넣는다는 거는 분명히 칭찬을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누가 됐던 10골을 넣었다는 거는 분명히 긍정적이다. 놓친 찬스들이 분명히 많긴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마무리하는 연습을 더 한다면 분명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다가오는 경기들에서도 많은 골을 넣겠다는 약속은 분명히 못 드리지만, 오늘같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서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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