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온건파, '친트럼프 극우파' 하원의장 선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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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극우 강경파 공화당 인사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는 데 실패했다.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지역구 출신이 6명, 조던 위원장 당선 시 군비를 포함한 극단적 지출 삭감을 요구할 것을 우려한 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7명, 조던 위원장과 가까운 소수 극우 강경파 의원에 의해 축출된 매카시 전 의장에게 여전히 충성심을 보이는 5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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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재선거… 일각서 의장대행 권한 확대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극우 강경파 공화당 인사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는 데 실패했다. 당내 온건 보수파 의원들을 ‘우군’으로 포섭하지 못한 탓이다. 미국 하원은 18일 다시 하원의장 선출 표결을 시도한다.
미국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조던 위원장과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두고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했지만, 의장을 뽑지 못했다. 200표를 득표한 조던 위원장과 212표를 얻은 제프리스 원내대표 모두 당선에 필요한 현재 재적 의원(433명)의 과반(217명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통례대로라면 조던 위원장이 당선됐어야 한다. 양당 간 표 대결 양상을 띠기 때문에 다수당 후보가 의장으로 선출되는 게 지금껏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의원 20명이 무더기로 이탈하며 이례적 결과가 나왔다. 이날 후보가 아닌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전 의장(공화당)이 각각 7표와 6표를 가져갔고, 톰 에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등 4명이 1표씩 얻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 212명은 전원 제프리스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줬다.
현재 하원 의석 분포는 야당 공화당이 221명, 집권 민주당이 212명으로 의원 수 차이가 9명에 불과하다. 공화당에서 5명만 ‘반기’를 들어도 공화당 출신 의장이 배출될 수 없는 구도다.
조던 위원장에게 표를 주지 않은 공화당 의원은 세 그룹이다.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지역구 출신이 6명, 조던 위원장 당선 시 군비를 포함한 극단적 지출 삭감을 요구할 것을 우려한 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7명, 조던 위원장과 가까운 소수 극우 강경파 의원에 의해 축출된 매카시 전 의장에게 여전히 충성심을 보이는 5명 등이다. 대부분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상대로 조던 위원장이 표결 직후 설득 작업에 착수했지만,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지지자를 동원한 강한 압박이 역풍을 부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3일 매카시 전 의장 해임 후 2주째 이어지고 있는 의회 마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 2024회계연도 예산안 협상 지연이 불가피해진다. 내달 17일까지인 임시 예산안 시효가 만료되면 지난달 말 한 차례 겪었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 위기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고 전쟁에 들어간 이스라엘,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안의 처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패트릭 맥헨리 의장 대행의 권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하원 일각에서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내 조던 반대파의 규모가 의외로 큰 것으로 드러나며 맥헨리 의장 대행에게 법안 처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초당적 논의가 부활했다”고 보도했다.
조던 위원장은 친(親)트럼프 인사이자 공화당 초강경 보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설립자 중 한 명이다. 올해 1월 매카시 전 의장 선출 당시 반대를 굽히지 않아 164년 만에 10차례 이상(15차례) 투표가 진행되도록 만들고, 이달 3일 임시 예산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끝내 그를 끌어내린 이들이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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