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럭셔리를 위한 수공예의 극치, 인트레치아토
[Luxury Inside] Legendary Item ⑦ 보테가 베네타-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지금은 로고 보다 고품질의 소재와 아트 크래프트가 더 존중받는 ‘조용한 럭셔리’의 시대. 보테가 베네타는 모두가 로고를 자랑하던 시대부터 이미 로고라는 빛나는 훈장 없이 명품으로서의 고귀한 존재감을 북극성처럼 발산했다. 로고만이 럭셔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아님을 증명해준 경이로운 아트 크래프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보테가 베네타의 역사는 ‘인트레치아토’의 서사라 할 수 있다. 이 정교한 핸드 크래프트 기술은 1960년대 후반 만들어졌는데, 이탈리아어로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는 ‘짜기, 엮기 ,직조(weaving)’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어로 ‘보테가(Bottega)’는 ‘공방(아틀리에)’을 뜻하며 ‘베네토(Veneto)’는 이탈리아의 지명으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베네토의 아틀리에’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인트레치아토’는 보테가 베네타의 동의어와도 같다. 그 이름에 맞게 회사 로고 보다는 품질과 디자인에 집중했고, 장인들은 하우스의 정신을 따라 독특한 가죽 직조 방법을 발명했다. 이 인상적인 기술은 어려운 발음만큼 실현해내기도 어려우며, 보테가 베네타 제품의 가격을 주도한다.
탄생 배경도 흥미롭다. 보테가 베네타의 탄생지인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지역은 기성복 생산지로 유명했다. 이곳의 아틀리에와 공방의 재봉틀은 의상 제작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 아주 얇은 가죽만 다룰 수 있었다. 그래서 보테가 베네타 장인들은 고품질의 가죽을 얇은 가죽으로 만들었고, 이 가는 가죽을 서로 엮어 더 두껍고 내구성이 뛰어난 조각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죽 제품을 위한 재봉틀을 새로 갖추는 대신, 기존의 의상 제조용 재봉틀에 맞는 가죽 기법을 개발하는 발상의 전환이 패션사의 위대한 창조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북부 이탈리아 19세기 빌라의 아틀리에에서 창조되는 예술
이 가죽의 예술은 또한 아름다운 아뜰리에에서 창조된다. 북부 이탈리아 몬테벨로 비첸티노(Montebello Vicentino)에 위치한 하우스의 아틀리에는 광대한 공원을 품은 19세기 빌라를 현대화시킨 건축물로, 보테가 베네타의 럭셔리 제품만큼 우아하고 미니멀한 별관에 자리하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는 이탈리아 베네토(Veneto)의 아틀리에의 모습을 마시밀리아노 봄바(Massimiliano Bomba) 감독에 제작한 단편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마시밀리아노 봄바 감독이 제작한 이 영상은 보테가 베네타의 기풍과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를 위한 공동의 헌신을 담아 ‘크래프트 인 모션(Craft in Motion)’ 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아틀리에의 내부와 외부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장면은 재건된 19세기 빌라 건물의 고요하고 빛나는 주변환경과 장인, 보테가 베네타 디자인 뒤에 감춰진 꼼꼼한 수작업 공정을 비춘다.
보테가 베네타의 오래된 장인인 루게로 네그레토(Ruggero Negretto)가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세심하게 재단하고, 꿰매고, 잇고, 엮는 수작업 공정을 거친 카바, 칼리메로, 사르딘, 등 보테가 베네타 백의 제작 과정을 보여준다. 디테일한 공정 장면은 장인들이 하나의 백을 만들 때 시간이 아닌 날을 센다는 시간감을 강조한다. 특히 실험적인 형태, 컬러, 구조, 크기로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콘이자 시그니처 위빙(weaving) 수공예 기법인 ‘인트레치아토’를 중심적으로 조명한다.
인트레치아토의 상징적인 창조물 까바(Cabat)와 홉(Hop)
인트레치아토 백의 아카이브 중에서도 특히 ‘까바(Cabat)’와 ‘홉(Hop)’이 상징적이다. ‘까바’는 디자이너 토마스 마이어가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하며 디자인한 첫번째 가방이다. 고도로 숙련된 두 명의 장인이 이틀에 걸쳐 작업한 끝에 비로소 완성되는데, 두 겹으로 붙인 가죽인 페투체(Fettuce)를 나무 틀에 고정한 채 일정한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엮어 나아간다. 가방 전체에 이음새가 없이 모든 면이 연결돼 있고 내부와 외부의 패턴이 동일한 우븐 스타일의 ‘까바’가 완성된다. 그 과정이 워낙 어려워서 한정된 수량만 제작하고 있다. ‘까바’는 가장 럭셔리한 쇼퍼 백이란 타이틀과 함께 전세계에 웨이팅리스트를 만들며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콘 백이 됐다.
2002년 제작된 호보백에서 영감을 받은 ‘홉’은 수작업으로 만든 이음새가 없는 피라미드 모양을 지니고 있다. 유연하고 루즈한 실루엣은 모든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되는데, 한 명의 전문 장인이 이틀에 걸쳐 완성한다. 손으로 들거나 어깨에 멜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는데, 여러 세대에 걸쳐 유산될 수 있는 타임리스 클래식이며 혁신과 시대를 초월한 공예를 상징하고 기념한다.
단 하나뿐인 수공예 작품으로서 진정한 럭셔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새로 임명된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는 보테가 베네타의 숙련된 가죽 세공 기법을 혁신적이고 센슈얼한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 컬렉션에서 보여준 니트 가죽 슈즈, 레더에 프린트된 데님, 버킷 백 모양의 ‘칼리메로(Kalimero)’ 백이 그 방향성을 입증한다. 마티유 블라지는 “수공 기법은 시대를 초월하는 기술이며, 수작업으로 생긴 불균일성은 각 보테가 베네타 디자인을 하나밖에 없는 작품으로 만든다. 그 개성이 진정한 럭셔리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인테로치아토’는 수공예의 극치로서 완전한, ‘조용한 럭셔리’를 소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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